유럽연합(EU)에 이어 유엔도 한국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5일 정부 쪽 말을 종합하면,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 규약) 위원회는 아이엘오 핵심협약 비준을 포함한 위원회 권고 사항을 한국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관한 평가 결과를 지난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아이엘오 핵심협약 제87호와 제98호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계획과 조치를 평가하지만, 비준을 위한 시간(timeframe)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비준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민주노총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모습. <한겨레> 자료
지난해 7월 민주노총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모습. <한겨레> 자료

유엔 사회권 규약 가입국인 한국은 정기적으로 규약 이행에 대한 심의를 받고 있다. 앞서 위원회는 2017년 10월 한국에 대한 4번째 심의 최종 견해에서 기업의 인권 침해 방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아이엘오 핵심협약 비준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4월 권고에 대한 이행 노력을 설명하는 후속 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고, 이에 대한 평가 결과가 이번에 통보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정부는 결사의 자유에 관한 87호와 98호,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등 아이엘오 핵심협약 3개의 비준 방침을 밝히고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으나, 국회 심의가 진전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고용부 쪽은 “외교부를 통해 접수된 이번 문서는 정부의 비준 방침 발표 이전에 제출된 정부 보고서에 대한 평가 결과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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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연합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조항을 근거로 한국의 아이엘오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하다며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과 유럽연합 양쪽은 에프티에이 위반 여부를 따질 전문가 패널을 구성했다. 패널은 지난 달 30일 활동에 착수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