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 이사벨 오르티스(사진) 사회보장국장은 19일 민주노총을 찾아 “연금개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논의와 대화”라며 “당사자와 논의 없이 밀실에서 만들어진 정책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뜨거운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사회적 논의 없이 처리하려 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방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제노동기구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1919년 설립된 유엔 전문기구의 하나로, 사회보장국장은 연금, 의료, 빈곤 등 사회보장과 관련된 제도 전반을 총괄한다. 오르티스 국장은 20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노사정기구연합·국제노동기구·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공동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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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민주노총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적 연금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노후의 권리와 존엄을 위해 공적 연금은 필수적이다. 공적 연금을 축소하고 사적 연금을 강화하자는 주장은 80~90년대의 낡은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많은 국가가 재정 안정을 이유로 (연금)급여 축소, 수급 연령 상향 등 연금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제는 적절한 급여 보장이 세계적인 이슈”라며 “복지와 사회적 보호의 확대가 빈곤과 불평등뿐 아니라 경제성장과 내수도 진작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훈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국제노동기구의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한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공적 연금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자리였다”며 “국가재정을 내세운 연금 삭감 등은 낡은 방식이고 적절한 연금급여를 보장하는 게 국제적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