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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노동

쇠망치 든 ‘법원칙’…‘노동계 언프렌들리’ 본격화 우려

등록 :2008-03-11 21:11수정 :2008-03-11 22:44

코스콤 비정규지부 천막농성장 강제철거에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들이 11일 오전 망치를 이용해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 설치된 농성장을 부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코스콤 비정규지부 천막농성장 강제철거에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들이 11일 오전 망치를 이용해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 설치된 농성장을 부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코스콤 농성장 강제철거 안팎
한국노총 “사용자 법악용 방치한채 노동자 때려잡기”
노동계에만 법질서 강조…‘공권력 투입 되풀이 될라’
노동계가 11일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 강제 철거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은 ‘법과 원칙의 준수’만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회 양극화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책임자 문책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무금융연맹은 1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새 정부의 정책연대 파트너인 한국노총도 논평을 내어 “비정규직법의 허점을 악용한 사용자는 방치한 채 노동자만 때려잡는 셈”이라며 반발했다.

여기엔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에 입을 다문 채 ‘경제 살리기 동참’, ‘법과 원칙의 준수’만을 노동계에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현장] 코스콤 농성장 철거 “우리가 뭣 때문에 맞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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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182일째를 맞은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문제는 그동안 노동계가 불법 파견과 위장도급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하고 해결을 촉구해 온 사안이다. 코스콤은 지난해 5월 이전까지 도급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사실상 사용자의 지위를 행사하다가 같은 해 10월 노동부로부터 ‘불법 파견’ 판정을 받았다.

코스콤은 또 지난해 7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뒤, 새 업체와 진성도급 형태로 계약을 맺으면서 차별 시정 의무를 회피하려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파업을 벌여 온 90여명의 비정규직들이 코스콤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코스콤은 “고용 문제에 대해선 근로자 지위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먼저 나와야 한다”며 교섭을 거부해 왔다. 이런 태도엔 불법 파견 사업주에 대한 검찰의 솜방망이 처분도 영향을 미쳤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노동법은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내몰린 도급·용역업체 노동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며 “원청업체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부여하거나 사내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특별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취임 이전부터 줄곧 비정규직 해법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해결”만을 강조해 왔다. 비정규직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파견 허용 업종 확대나 기간제 고용 기간 확대 등 경영계에 유리한 내용들이 주로 검토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시정 의무가 1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는데도, 예상되는 진통과 갈등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대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지난 7일 민주노총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성장에 걸림돌인) 강성 노동운동의 노선 변화”를 거듭 주문했다. 이 장관이 지난 10일 취임 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된 사업장 대신 노사문화 대상을 받은 한국바스프를 선택한 것도 이런 노동정책의 연장으로 풀이된다.

김주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비정규직 갈등이 장기화하는 근본 원인은 (법을 악용하려는) 기업에 있는데도 새 정부가 이를 엄중 문책하는 대신, ‘법 질서’를 세운다며 노동자들에게 공권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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