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일부터 완화되지만, 설 연휴 첫날(1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서는 등 재확산 가능성이 여전하다.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56명이 확진되는 등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도 94건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다시 커질 경우, 이르면 25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15일부터 2주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와 1.5단계로 완화한다. 한주간(7~13일) 국내 발생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353.1명으로 2.5단계 기준(전국 400~500명)을 밑돌고 있고, 중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병상도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피로감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확진자 감소세가 매우 완만하고 이동량이 많은 설 연휴가 막 지난 상황이어서, 향후 확산세를 가를 위험 요인은 적지 않다.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6명 발생했다. 설 연휴 첫날인 11일(504명)과 12일(403명)보다는 주춤한 규모이지만, 연휴로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환자는 최근 한주간 평균 281.6명으로 직전 주(257.6명)보다 외려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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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병원, 종교시설, 체육시설 등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선 누적 확진자가 56명으로 늘었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서도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101명에 이른다. 또 경기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 관련, 경기 평택식당·이슬람예배소와 관련해 각각 5명이 추가 감염됐다. 지난 1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구 체육시설 관련 환자는 누적 25명으로 늘었다.

전파 속도가 빠른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늘고 있다. 이날 기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내국인 6명이 추가돼 모두 9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명은 격리 면제자로, 출근해서 접촉한 직장 동료 16명이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된 상태다. 경기 여주시의 외국인 친척모임에서도 지난 11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누적 16명(시리아인)이 확진됐는데, 방역당국이 변이 감염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 환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는데, 변이 바이러스는 그만큼 효과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언제 주도적으로 유행을 일으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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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 조처가 코로나19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설 연휴에는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나는데다 원거리로 움직이는데, 2월 말까지 2주 동안 설 연휴가 어떤 작용을 했는지 보지 않고 그 전 단계에서 방역을 완화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 교수는 “재유행 상황이 오면 백신접종센터와 의료기관 운영에 여력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힘들어져 신속하게 많은 이들이 접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방역당국이 관리하고 있는 지표상으로는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난 이후 나타나게 될 위험 요인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한다. 이날 발표에는 1분기 백신 도입 및 접종 계획, 65살 이상 노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여부가 포함된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