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지만, 일선 전공의들의 반발이 거세 병원 복귀 시점은 결정하지 못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지만, 일선 전공의들의 반발이 거세 병원 복귀 시점은 결정하지 못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계획에 반발해온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휴진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7일 온라인 간담회를 거쳐 진료 현장 복귀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선 전공의들이 휴진 중단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데다 의대생들도 의사 국가고시(국시) 거부를 계속하기로 하는 등 여진이 크다.

한달 가까이 이어진 전공의 집단휴진을 이끌어온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에스엔에스(SNS) 방송을 통해 “의협이 정부, 국회와 합의안에 날치기 서명함으로써 (휴진을 계속할) 명분이 희미해졌다. 내부에서 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단체행동 중단 뜻을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의 이날 발표는 전날 밤 있었던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의전원생으로 구성된 젊은의사 비대위는 전날 ‘집단휴진을 일단 접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다시 단체행동 수위를 높여가자’는 박 비대위원장 제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이를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휴진 지속을 주장하는 한 의대 교수와 이를 제지하려던 전공의 간 몸싸움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20대 전공의 ㄱ씨를 입건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젊은의사 비대위는 7일부터 병원에 복귀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못했다. 휴진 중단 결정이 알려지면서 전공의들 사이에서 전체 투표 요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박 위원장은 “내일(7일)은 복귀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며 “오후 1시 온라인으로 전체 전공의 대상 간담회를 진행해, 현재까지 모든 상황을 가감 없이 공개하겠다. 모든 전공의 회원들이 (간담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업무 복귀 시점은 월요일(7일) 이후로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휴진 중단 관련 투표 요구는 “자멸의 길”이라며 수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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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과 별개로 의대·의전원협회는 이날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응시 접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강경 노선 고수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의협과 합의를 마친 뒤, 국시 응시 거부로 단체행동에 참여했던 의대생들을 구제하고자 재접수 기한을 6일로 연장했는데도, 여전히 시험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복지부는 학생들의 시험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협과 교수, 의료계 원로들의 건의 등을 수용해 시험 첫 2주간인 1~18일 응시하는 재신청자는 11월 이후 시험을 칠 수 있게 일정을 조정해주기까지 했었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앞서 밝힌 대로 6일 밤 12시까지 재접수를 하지 않으면 올해 시험 응시는 어렵다. 실기시험은 예정대로 8일 실시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추가 접수’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런 ‘내부 갈등’의 화살을 최대집 의협 회장에게로 돌리고 있다. 의협이 합의문에 정책 ‘철회’가 명문화되어야 한다는 전공의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중단’을 약속받은 협상안에 서명한 것이 문제였단 논리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대집 회장을 당장 탄핵시키지는 않겠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탄핵하더라도) 한패인 집행부가 계속 일하게 된다”며 대신 “전공의들의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고 체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전공의 노동조합 등 조직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의협 ‘산하단체’ 대전협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행동을 할 별도의 조직을 만들겠단 구상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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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강경파를 동력 삼아 의협 안에서 집단행동의 주도권을 쥐었던 대전협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던 협상에 ‘어깃장’을 놓으며 논의의 흐름을 뒤집어온 바 있다. 약 2주 전인 지난달 24일 복지부와 의협이 한 ‘수도권 코로나19 안정화까지 정책 중단 및 안정화 뒤 재논의’ 잠정합의는 대전협의 반발로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자신들이 요청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국회에서 법안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한 중재안도 ‘철회’가 아니라며 거부했다. 급기야는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최대집 의협 회장이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편 등 다른 현안까지 의사들과 협의하도록 협상문을 작성하는 데 성공했는데도, 서명식장에 몰려들어 합의를 막으려 시도했다.

최하얀 김미나 배지현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