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암 환자 수가 지난해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에 대한 과다검진이 줄어든 점, 위암이나 대장암의 경우 조기검진으로 초기수술이 늘어난 점, 암 예방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2012년부터 신규 암환자 발생이 줄기 시작한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진료비 통계지표’를 보면 2015년 한해 동안 입원해 암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35만2145명으로 2014년 44만9014명보다 약 10만명 정도 줄었다. 이는 2000년 이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입원 암환자 수는 2009년 30만1995명, 2010년 32만3053명, 2011년 33만5198명, 2012년 36만4596명, 2013년 37만9724명 등으로 해마다 2만~3만명씩 증가세를 보여왔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2014년 숫자에는 지난 2011년에 인하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비에 대한 취소 소송에서 의료공급자들이 승소해 2011년 5~10월 검사비가 일괄청구된 요인이 반영돼있기는 하지만, 이 변수를 감안한다고 해도 입원 암환자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 종류별로 보면 가장 감소폭이 큰 암은 2014년 초부터 과다 검진 논란이 일었던 갑상선암으로, 2013년 입원 환자 수는 5만3737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만153명으로 무려 44%나 감소했다. 갑상선암의 경우 2014년 3월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 몇몇 의사들이 갑상선암에 대한 과다검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성 기자회견을 연 뒤 과다검진 논란이 일었다. 이밖에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결장암이나 직장암)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환자 수도 감소했다. 이에 견줘 유방암을 비롯해 전립선암, 췌장암, 방광암은 다소 증가했다.
이에 앞서 새로 암에 걸리는 환자 수는 201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를 보면 2011년에는 신규 암 환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324.2명이었지만, 2012년에는 322.3명, 2013년에는 311.6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등이 확산된 덕분으로 해석됐다. 김열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은 “신규 암 환자 수 감소는 가장 최근 통계인 2013년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암 환자가 주로 수술 등을 위해 입원치료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입원 암 환자 수 감소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갑상선암 과다검진 감소, 조기검진 확산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안형식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갑상선암에 대한 과다검진이 줄어든 것이 입원 암 환자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암이나 대장암의 경우 조기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해 수술을 했기 때문에 재입원이 줄어든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원 암 환자 수는 줄었지만, 건강보험 암 입원 진료비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암 입원 진료비는 총 2조9085억원으로 2014년의 2조7413억원, 2013년의 2조6582억원에 견줘 각각 6.1%, 8.6% 증가했다. 지난해 암 입원 진료비가 가장 많은 암은 폐암으로 총 3229억원이었으며, 다음으로 간암(3107억원), 위암(2788억원) 순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3~2014년 암을 비롯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로 각종 고가의 항암제 등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건강보험 진료비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