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7일 충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논산시 의료진이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논산시 제공
지난 7월7일 충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논산시 의료진이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논산시 제공

군부대, 요양병원 등 감염병에 취약한 밀집시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 취약 환경에서 그나마 백신의 예방효과로 추가 확산과 중증환자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며, 돌파감염 사례가 백신 불신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경계했다.

3일 국방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도 연천에 있는 한 육군 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1일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뒤 2일까지 46명이 확진됐는데, 이 가운데 34명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돌파감염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1차 접종만 마쳤고, 7명은 2차 접종 뒤 14일이 지나지 않은 불완전 접종자로 분류됐다. 돌파감염자 34명 중 31명은 1·2차 모두 화이자를 맞았고, 나머지 확진자 10명은 1차 접종만 마쳤거나, 2차 접종을 했지만 14일이 지나지 않아 불완전 접종자로 분류됐다. 백신 접종을 선제적으로 실시한 군 부대에서 수십명 규모의 ‘집단 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대의 최초 확진자는 지난달 휴가에서 복귀한 장병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오후 부대로 복귀하면서 1차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방역지침에 따라 별도의 격리기간 없이 부대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1주일 뒤(10월1일)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이 부대원 184명 모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46명이 양성, 나머지 138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모두 경증·무증상으로 현재까지 위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확진자 46명 가운데 34명(73.9%)이 돌파감염 환자여서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에 대해 일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백신이 아니었으면 피해가 훨씬 더 확대됐으리라고 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백신 접종 이전에 수용소나 구치소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지금(연천 군 부대) 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며 “병사들이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확진자 규모가 이 정도로 유지되고 위중증 환자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접종자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동안 희귀했던 돌파감염 사례가 늘고, 군부대 등 밀집·밀접 환경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돌파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백신 접종자가 크게 늘어나 돌파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일뿐, 돌파감염 확률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통상적으로 감염예방 효과를 80%로 설명하지만 이는 평균일뿐, 군부대처럼 밀집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집단 돌파감염이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
광고

이날 서울 도봉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3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28명이 돌파감염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올해 초 요양병원 입원 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가장 먼저 백신접종을 완료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르는 집단 돌파감염 사례를 ‘백신 불신’의 근거로 확대해석 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고위험 밀집시설에서 검사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김윤 교수는 “연천 군 부대 사례에선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1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검사했는데, 그 사이에 감염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접촉 후 이틀 정도 감염력이 없다가 3일째 감염력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여기에 맞춰 2차 검사시기를 조정하면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권혁철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