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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70% 접종해도 5차 유행 올 것, 델타에 맞게 전략 다시 짜야”

등록 :2021-08-10 20:59수정 :2021-08-11 14:54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인터뷰
델타 탓 집단면역은 불가능…전파력 등 이전 공식 안 통해
고위험군 우선보호 전제된다면 ‘2학기부터 전면등교’ 가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접종 완료자인 오 위원장은 이날 마스크를 벗고 인터뷰를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접종 완료자인 오 위원장은 이날 마스크를 벗고 인터뷰를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 70%가 올해 11월 접종을 완료해도 5차 유행은 올 것이다. 이제는 코로나19를 두창처럼 근절하거나 홍역처럼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국내 감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두운 전망을 얘기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만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그동안 한사코 고사하던 인터뷰를 어렵게 결심한 계기를 “2학기 전면등교가 좌초될 위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전혀 다르니, 감염병 대응 전략도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델타 변이는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아예 다른 바이러스예요. 전파력, 백신의 예방 효과 등 이전까지의 모든 공식은 델타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델타 이후엔 엡실론, 세타 등 변이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목표로 코로나19에 대응해 나갈 것인지 8월 중에는 꼭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집단면역, 더는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4차 유행으로 연일 15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는 15.4%(10일 0시 기준)에 그친다. 그래도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다시 세우면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며 교문을 열 수 있다고 말한다. 오 위원장이 이런 결론에 이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델타 변이 때문에 집단면역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 그러나 다행히도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고령층에서도 90% 가까운 사망·위중증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까지 코로나19 대응의 궁극적 목표를 집단면역으로 삼았다.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해 면역을 형성하면, 더는 감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였다. 이는 오 위원장이 유행 초기에 제시했던 이론적 출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 위원장은 “접종률이 60%를 넘긴 이스라엘,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사례를 보면,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세는 예방접종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열었는데도, 70%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언급하는 것은 학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지난 4일 세계보건기구(WHO)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기자가 집단면역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도, 이에 답한 전문가 3명 중 누구도 ‘퍼센티지’를 언급하지 않았어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한때는 70%, 80% 접종률을 제시했지만 더는 접종률 수치를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집단면역은 그만큼 복잡하고 역동적인 ‘무빙 타겟’(움직이는 목표)이기 때문이에요.”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를 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한주 동안 델타 변이 지역사회 검출률은 73.1%로 전주보다 11.6%포인트 높아졌다. 오 위원장은 “2주 뒤에는 100%가 될 것”이라고 했다.

 “2주 뒤 델타 변이 100%…낙담할 필요 없다”

그렇다고 낙담할 것은 없다는 게 오 위원장의 생각이다. 오 위원장이 제시했던 집단면역 방안은 백신을 맞은 사람을 통해서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을 보호하는 ‘간접 보호’ 전략을 근간으로 한다. 가령 1살 미만 영아는 홍역에 걸리면 호되게 앓지만, 홍역 백신을 이들에게 투여해도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이 홍역 면역을 갖추면 영아에게 홍역이 감염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백신 접종에도 별 효과가 없는 고위험군 당사자가 아니라 백신 접종에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이들이 접종하고 전파자가 되지 않는 전략인 셈이다.

코로나19 백신도 간접 보호 전략에 따라 전 연령대 집단면역 전략을 추진했는데, 직접 접종하고 보니 기존 백신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고령층이 가장 고위험군인데, 이들에게 접종을 완료하고 나니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이나 사망할 위험이 젊은층만큼이나 줄어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굳이 간접 보호를 할 필요가 없다.

일각에선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중증화 위험이 큰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지만, 오 위원장은 치료 현장과 국내·외 모든 통계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대병원에 요즘 들어오는 환자들을 보면, 접종을 2번 한 사람은 없어요. 그건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최근 요양병원에서 접종 완료 고령층이 돌파감염된 사례가 이목을 끌고 있는데, 여기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그중에 위중증 환자가 없다는 것이에요. 접종을 완료하면 고령층을 직접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한데, 굳이 어렵게 간접보호라는 집단면역 전략을 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실제로 이날 중대본 발표를 보면, 지난 5일까지 돌파감염 사례는 1540명으로 접종자 10만명당 23.6명에 그치고, 이 안에서도 위중증 환자는 15명(돌파감염자의 0.97%), 사망자는 2명(0.13%, 80대 1명과 90대 1명)에 불과했다. 오 위원장은 “그런데 집단면역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접종 역량이 고령층이 아니라 아래쪽(젊은층)으로 계속 내려가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월26일 처음 예방접종이 시작된 뒤 5개월이 지나면서, 연령대별 접종 완료율은 뒤죽박죽이 됐다. 8일 기준 60대 1차 접종률은 92.9%에 이르지만,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 완료율은 8.99%에 그친다. 50대의 접종 완료율 8.73%와 별반 차이가 없고, 30대 접종 완료율 18.36%보다 오히려 낮다. 70대의 접종 완료율은 42.35%로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60살 이상 고령층이 지난달 말 기준 약 186만9천명에 이른다. 여전히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고령층이 즐비한데, 전 연령대 접종 전략을 펼치다 보니 정작 고위험군인 고령층 2차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고령층에서 발생할 겁니다. 나머지 연령층에 접종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에요. 백신을 충분히 비축하고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접종을 완료하려면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순위가 낮은 사람은 몇 달씩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지금이라도 우선 순위를 다시금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고령층 보호로 피해 최소화 가능…불안 딛고 전면 등교해야”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집단면역 또는 확진자 수 최소화에서 고위험군 사망·중증화 방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한 달 안에 커다란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해도 돌파감염이 발생하고, 고령층에서는 미접종자 인명 피해가 나오며, 접종률이 올라도 확진자 수 증가세는 이어지면서 “도대체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 확진이란 무엇이고, 접종은 왜 하는 것이냐”는 회의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4단계 거리두기를 했는데도 확산세에 브레이크가 안 잡히는 것 역시 델타 변이의 영향”이라며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때 썼던 방법으로 문제를 계속 해결하려고 하면 어려워지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 위원장 얘기처럼 고위험군 우선 보호 전략으로 방향을 튼 뒤에 일어날 청년층과 장년층에서의 감염 확산을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0∼19살 치명률은 0%, 20대는 0.01%, 30대는 0.03%, 40대는 0.06%란 점을 다시 언급하며 “확진자 수를 줄이려고 이렇게 애쓰는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 결국 인명 피해를 막자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일각에선 젊은층이더라도 코로나19 감염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나타내지만, 이에 대해서도 오 위원장은 “중앙임상위에서 2주 전 각 병원 코로나19 주치의들과 상황 공유를 해보니, 후유증이 생긴 환자는 입원 환자의 1% 미만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오 위원장은 그래서 “2학기 전면등교가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는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곧장 문을 닫아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그러나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예방접종으로 보호되면 기 죽지 않아도 된다. 학내에서 감염이 생겨도 질병 부담은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면등교가 순조롭게 시행되려면 정부와 언론이 이런 의사결정을 의료계 전문가들에게만 기대지 말고, 델타 변이의 실제 위험도와 이에 맞설 전략을 사회적으로 논의하고 책임 있게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막 시작됐을 때는 객관적인 위험보다 주관적인 공포가 앞설 수밖에 없었어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1년 반을 겪었고 백신의 사망·중증화 방지 효과가 분명해진 만큼 전보다 침착하게 새로운 전략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과학은 사회밖에 있을 수 없고, 감염병 재난은 의학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는 숙의와 합의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나갈 역량이 있습니다.”

서혜미 최하얀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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