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향 기자
박미향 기자

#1.

“하얗고 덩치가 큰 개만 보면 물어뜯을 만큼 짖습니다. 어떻게 하죠?”

“개가 이와 관련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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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개가 우리 개를 보고 짖은 적이 있어요. 그때는 우리 개를 안고 그 개를 못 보게 했어요.”

“그 당시 보상을 해줬기 때문에 특정한 외모나 색깔을 구별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강아지 인형 중에 크고 하얀 걸 보여주고 짖지 않을 때 칭찬해보세요. 그 인형으로 자극 수준을 높여가다가 반응이 안 보인다고 판단되면 실제 강아지가 가까이 오게 하세요.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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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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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티즈인데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막 달려가요. ”

“동물마다 임계거리가 있습니다. 자기가 허락한 공간이죠. 이 공간에 친하지 않은 누군가 침범하면 겁이 많은 개들은 도망을 가고, 어떤 개는 위협을 합니다. 아마 보호자의 개는 자신의 적극적인 노력(짖는 행위)으로 오토바이가 물러난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오토바이는 그냥 지나간 건데 말이죠. 오토바이 말고 자전거, 사람 등 자신이 수용하지 않는 대상을 쫓아낼 때 오토바이를 보고 한 행동을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시동을 끄고 멈춰있는 오토바이 옆에서 먹이를 주면서 오토바이가 경계 대상이 아니라고 알려주세요.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주고도 해보세요. ”

18일 저녁 서울 관악구 신원동의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는 관악구가 마련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행복한 삶’ 강좌가 있었다. 8강 중 두 번째 시간으로 전찬한 이리온 교육이사의 ‘반려견의 문제 행동 해결 방법’이 이날의 주제였다. 30여명의 시민은 강의를 들은 후 각자의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상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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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보호자들은 1살을 기준으로 반려견을 계속 기를지 말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화장실을 찾아가는 문제나 짖는 문제 등 여러 문제 행동을 고쳐보려고 야단을 치고, 소리를 지르고, 코를 때려봐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특히 아기 때 입양을 와 집 안에서만 키우는 요즘 반려견들은 생후 3~5개월에 바깥활동을 하지 못한다. 이 시기가 강아지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외부 자극을 습득하는 시기다. 그때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이후에도 새로운 대상, 소리,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 이사는 이런 반려견을 “안정적 식단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반려견은 일종의 실업상태”라며 “개들은 1시간~1시간 30분마다 놀기, 먹이 찾기, 달리기, 짖기 등의 자극이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문제 행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견의 정서를 만족하게 하지 못해 벌어지는 문제 행동이 있다. 꾸짖기 전에 가르치고,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길들여야 한다 “고 설명했다. 수업내용을 정리해보았다.

박미향 기자
박미향 기자

반려견들이 보이는 문제 행동은 화장실 문제, 짖기, 분리불안, 산책할 때 혼자 달려가기 등이 있다. 화장실 문제는 반려견 행동반경 좁히기(울타리 안에 만든 화장실에 두기), 자발적으로 화장실 찾아가도록 유도하기, 용변을 보는 것을 익히면 서서히 울타리 제거하기의 순서로 행동 교정을 해볼 것을 제안한다. 화장실이라는 영역이 어딘지 반려견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또 화장실에 제대로 볼일을 보지 않은 반려견이라도 절대 야단을 치지 말아야 한다. 야단이나 칭찬은 그 행위가 일어난 직후에 해야 효과가 있는데, 시간이 지난 뒤 배설물을 발견하고 화를 내면, 개들은 배설 행위 자체가 잘못됐다고 느낀다. 참을 만큼 참다 구석진 곳에 가서 배설한 후 배설물을 먹어버릴 수 있다.

도시에서 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이웃의 개가 짖으면 참 피곤하다. 보통 개가 짖는 이유는 관심을 끌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짖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짖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반려견은 무시하면 짖는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매정하게, 일관성 있게 무시한다. 도중에 마음 약해지면 안된다. 무시하다 짖지 않을 때 칭찬해주면 된다.

초인종 소리가 들릴 때마다 우리 집 반려견이 짖는다면, 초인종 소리 들릴 때 가만히 있게 가르치고 그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칭찬해주자.

보호자가 일하러 나갔을 때 혼자 집 안에서 분리불안을 이겨내고 있는 반려견을 본다면, 마음이 아플 것이다. 분리불안을 느끼는 반려견은 보호자가 떠나기 전에 하는 행동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보호자에 대한 과잉집착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연습을 해주자. 울타리 안에서 보호자를 바라보게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다려’ 훈련을 하면서 나갈 때 흥분하지 않으면 칭찬을 한다. 또 실제로 방문을 닫고 나가면서 반려견의 눈앞에서 사라져보라.

분리불안을 겪는 이유는 엄마로부터 너무 빨리 떨어졌거나 유기의 경험이 있어서다. 또 처음 보호자를 만났을 때 너무 긴 시간 혼자 두었을 경우에도 겪을 수 있다. 떨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 보호자가 과도하게 반가워하는 것도 좋지 않다. 어차피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 반려견이 느끼는 감정 기복이 심해지지 않도록 보호자가 상황을 잘 조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산책하기 어려운 반려견을 둔 보호자들을 위한 조언이다. 산책하러 가면 정신없이 혼자서 가는 반려견 때문에 끌려다니는 보호자들은 이렇게 훈련을 해보시라. 개와 마주 본 상태로 두세 발짝 따라오게 한 후 바닥에 먹이를 준다. 개는 보호자의 눈을 보면서 걸으면 먹을 게 있다고 느낀다. 그 이후에는 산책할 때처럼 옆에서 걸으면서 간식을 준다. 앞에 장애물이 있어도 보호자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연습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