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최근 7개월 동안 세 차례나 화재 또는 연기가 발생해 오래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저녁 7시54분께 고리원전 2호기 터빈건물 3층 공기압축기실에서 연기가 발생해 부산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차량 25대가 출동했다가 바로 되돌아가는 소동이 일어났다. 연기를 먼저 발견한 고리원전 소방대원들이 연기를 먼저 진화했기 때문이다. 연기는 발생 9분 만에 사라졌다.
소방당국은 공기압축기실의 벨트가 검게 탄 것으로 볼 때 공기압축기를 돌리는 전동기와 연결된 벨트의 마찰 때문에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벨트에서 마찰이 왜 일어났는지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공기압축기실에서 연기가 났지만 원전 운영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공기압축기실이 원전발전설비와 관련 있는 1차 계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전을 계속 가동했다.
원전 안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원전지역사무소는 “1차 계통은 자동으로 원전이 정지되고 2차 계통이라도 원전에 영향이 미치는 터빈계통이면 임의로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 공기압축기실은 2차 계통이고 터빈계통이 아니어서 가동 중단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연기 발생 원인이 밝혀지면 부품만 교환하면 된다”고 밝혔다.
부산의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녹색당은 29일 부산시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리원전 2호기는 32년째 가동중인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핵발전소다. 사고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부산시민을 위험에 몰아넣은 신고리 3·4호기 등 신규 핵발전소 추진 계획을 중단하고 수명 재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덧붙였다.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은 “고리원전에서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더는 묵과할 수가 없다. 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는 즉각 폐쇄하고 2023년 수명이 끝나는 고리원전 2호기도 수명 연장을 해서는 안 된다. 새로 짓는 원전도 더는 부산에 와서는 안 된다. 원전을 새로 짓거나 재가동 및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 자치단체장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11일 오후 4시26분께 고리원전 4호기 연료건물 1층 폐기물 상·하차장에서 열풍건조기 과열로 불이 난 것을 현장을 돌던 직원이 발견해 14분 만에 불을 껐다. 이어 지난 3월31일 오후 8시23분께 고리원전 3호기 터빈건물 안 배수펌프에서 불이나 소방차가 30분 만에 껐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