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인공위성 노아가 찍어 보낸 큰뒷부리도요들의 북상 경로(가운데)
기상 인공위성 노아가 찍어 보낸 큰뒷부리도요들의 북상 경로(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먼 거리를 쉬지 않고 날아가는 철새의 이동 경로가 인공위성 추적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에서 출발해 1주일간의 논스톱 비행 끝에 지난달 26일과 27일 각각 인천 영종도와 아산만에 도착한 큰뒷부리도요 2마리를 확인했다고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필 배틀리 박사가 4일 밝혔다. 뉴질랜드 마시대학 생태학자인 배틀리 박사는 미국과 공동으로 이번 위성추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6일까지 새만금 일대 개펄을 방문해 큰뒷부리도요 등의 도래실태를 조사했다.

큰뒷부리도요는 몸길이 41㎝, 몸무게 250g의 비교적 큰 도요새로,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에서 겨울을 난 뒤 봄에 새만금 등 서해 개펄을 거쳐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 가서 번식한다. 가을에는 알래스카에서 곧바로 뉴질랜드와 호주로 직행하는 초장거리 이동을 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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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위성추적장치를 달고 방사한 큰뒷부리도요 16마리 가운데 현재까지 4마리가 서해에 도착했다. 남한으로 온 두 마리 외에 한 마리는 북한의 압록강 하구에, 다른 한 마리는 중국 산둥반도 끄트머리에 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엔 영종도와 산둥반도에 머물던 개체가 압록강 하구 무리에 합류했다. 3마리는 현재 황해를 향해 북상중이다.

배틀리 박사는 “큰뒷부리도요가 뉴질랜드에서 황해를 거쳐 알래스카로 이동한다는 사실은 표지 부착 등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그 경로가 실시간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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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만㎞가 넘는 거리를 2천m 상공에서 평균 시속 56㎞로 쉬지 않고 6~7일 동안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리 박사는 “비행 동안 지방과 근육 속의 에너지를 소진해 뼈와 가죽만 남은 모습으로 도착한다”고 말했다. 체중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다. 그는 “금강 하구에 막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큰뒷부리도요는 날갯죽지를 축 늘어뜨린 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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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몸속에 이식한 새끼손가락 크기의 전파발신기가 내는 전파는 노아 기상위성이 감지해 1㎞ 정확도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또 몸집이 작은 수컷의 등에 소형 발신기를 부착하는 실험도 했는데, 공기저항 때문인지 북행 도중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에 기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황해로 북상한 4마리는 모두 암컷이다.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미국 지질조사국 리 티비츠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조사로 철새가 목적지까지 가는 데 필요한 체중을 불리는 ‘재급유’를 할 수 있는 (서해의) 중간 기착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났다”고 밝혔다.

큰뒷부리도요의 이동경로와 현재 위치는 웹사이트(http://www.werc.usgs.gov/sattrack/shorebirds/overall.html)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군산/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