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후 위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유럽연합(EU) 기관의 평가가 나왔다.
유럽환경청(EEA)은 11일(현지시각) 첫 ‘유럽 기후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유럽이 전 세계에 견줘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되고 있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재앙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환경청은 보고서에서 보험 적용 범위를 개선하고, 인프라를 재설계하며, 폭염으로부터 야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을 도입하는 등 기후 위험 대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리나 일라 모노덴 유럽환경청 전무이사는 “유럽은 사회적 대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긴급한 기후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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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건강, 인프라, 음식, 생태계, 경제 및 금융 등 5개 분야에서 산불로 인한 주택 소실부터 공공 재정을 압박하는 극한 날씨 등 36개의 기후 위험을 보고했다. 또, 더 긴급한 조치가 없으면 이런 위험 중 대부분이 이번 세기말에 ‘치명적이거나 재앙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환경청은 보고서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이번 세기말 유럽에서 수십만명이 폭염으로 사망하고, 연안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연간 1조 유로(약 1432조 5천억원)를 초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980년부터 2022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기상 및 기후 관련 극한 현상으로 인해 손실된 6500억 유로를 훨씬 초과하는 액수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