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고장 발생 건수가 기기별로 보면 최소 30건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알프스 주요 고장 사례가 8건이라고 밝혀왔는데, 실제 고장 건수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과 직결된 알프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일 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폐기물평가실 책임연구원은 2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2021년도에 헤파필터라고 하는 배기필터 고장이 1건 발생했는데, 이 건으로 인해 (다른 기기에 있는 동일한) 배기필터를 전수 검사했더니 전체 25개 가운데 24개에서 고장이 났다”고 말했다.
현장 시찰단이 도쿄전력으로부터 받은 알프스 주요 고장 사례(8건) 목록 자료에는 2021년 8월 알프스 에이치아이시(HIC) 배기필터 손상 1건이 있었다고 기재돼 있는데, 기기별로 따지면 고장 건수가 24건으로 더 많다는 취지의 얘기다. 그는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이 그것(‘동일한 고장’을 의미)을 하나의 고장 사례로 봐서 원인과 대책을 하나로 묶어 같이 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후쿠시마 현장 시찰에 참여한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발언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알프스에서 총 8건의 주요 고장 사례를 확인했다”(16일 브리핑)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추가 고장 사례가 더 있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기기 성능을 유지하느냐”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