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브리핑실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브리핑실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1일 오후 5시 우주로 떠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아쉬움을 남긴 채 첫 발사를 마쳤다. 첫 발사로 ‘9부능선’에 오른 기염, 그러나 결국 ‘9부능선’에서 멈춰 선 아쉬움이 교차하며 연구진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발사체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의 독자기술을 1차 시험하는 누리호의 임무는 더미 위성(모사체)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하며 내년으로 도전과제를 넘겨두게 됐다. 3단 로켓 분리 뒤 엔진이 목표치에서 46초가량 짧게 연소되며 위성모사체의 속도가 필요한 만큼 추진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엔진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며 “조기 종료 원인은 탱크 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계측된)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15분의 비행’까지 종일 들썩였다. 밸브 점검, 기상 조건 등으로 발사 보류 가능성이 제기된 이날 오전의 긴장은 오후 4시50분 “발사자동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발사 5분 전입니다” 등의 안내와 함께 기대로 갈아탔고, 발사 뒤 “1단 분리 성공, 2단 엔진 점화, 페어링 분리 성공”에 이어 마침내 “위성 분리 성공”을 들으며 환호로 압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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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사 후 지상에서의 데이터 분석 등이 이뤄진 1시간10여분 만의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를 통해 위성모사체 궤도 안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표되며 지켜보는 이들의 희비가 뒤바뀌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등 질의응답에 나선 연구진은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맞았는데 연소 시간이 짧아 궤도에 못 들어간 것이 아쉽다”며 브리핑 중 일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성공과 실패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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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남았다고 말하고 싶다. 기술적 난관이었던 단 분리, 점화 등 어려운 기술들이 잘 진행됐다. 나중에 충분한 속도를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다음해 5월 2차 발사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성공할 것이다.”

―실패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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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분리된 뒤 연소 시간이) 40초에서 50초 정도 일찍 종료됐다. 계측된 데이터의 정밀한 분석은 며칠이 더 걸릴 것이다. 조기 종료 원인은 탱크 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탑재된 밸브 등의 입출력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내부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추정되는 원인은?

“추정하기로 3단 로켓 시스템에서 지상에서 실험한 기능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공급계 문제일 수 있고, 탱크 가압 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다. 3단 추진기관 시스템에도 밸브가 30여종 40~50개가 들어가 있고 7톤 엔진에도 밸브가 43개 이상 들어가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추력을 제대로 못 낸다. 연료가 부족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밖에도 지상 설비에 있는 밸브 오작동 등이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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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궤도가 700㎞인지, 아니면 더 (높이) 올라갔어야 하나?

“꼭 700㎞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목표 궤도에서 궤도 속도가 중요하다. 속도가 부족해 안착하지 못한 것이다. (누리호에서 분리된 단은) 필리핀 남쪽 해상에 떨어질 것이다.”

―속도에 못 미친 것이 연료 부족 때문인가?

“비행 전 계산으로는 연료가 부족해서거나 엔진 문제 같지는 않다.”

―2차 발사 때는 동일한 환경에서 같은 시험을 하나? 2차 때는 더 수월할까?

“우선 2차 발사를 위해서는 1차 발사 때의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 조치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발사는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해서 동일한 비행시험을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조사위 결과나 과기부 협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최종적 평가, 절반의 성공, 미완의 성공 등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애초 목표했던 100%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다 이뤘기 때문에 성공 쪽에 무게를 싣고 싶다. 시간이 짧았던 부분은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빠른 시간 안에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나? 미래 과학기술 투자에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민간 우주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그동안 우주 개발은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앞으로 민간으로의 기술 이전과 민간 스스로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등 공공 수요 진작을 통해 민간 우주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이런 우주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원인 기초 분석 뒤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진단과 대책 마련을 해나갈 예정이다. 내년엔 재차 더미 위성에 200㎏의 소형 위성을 실제 탑재하기 때문에 더 중차대한 과제가 된다. 국민들의 기대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근영 최우리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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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정각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2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정각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2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