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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과학

좋은 기분으로 맞아야 백신 효과도 더 좋다

등록 :2021-01-21 10:52수정 :2021-01-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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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요인이 항체 생성에도 영향 미쳐
좋은 친구·사랑하는 배우자도 긍정 역할
유쾌한 기분은 백신 효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유쾌한 기분은 백신 효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세계 주요국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함에 따라 희망의 돌파구 찾기 행보도 분주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음달이면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의 전체 효과는 숫자로 표현되지만 접종자들의 구체적인 신체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백신이라도 접종자의 건강 상태나 면역 시스템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백신 효과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최근호에서 백신 접종을 앞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모아 소개했다. 요약하면 유쾌한 기분, 좋은 친구, 사랑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이 같은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이런 연구의 원조격 가운데 하나는 미국 피츠버그대 안나 마슬랜드(Anna Marsland) 교수(심리학)가 2006년 국제학술지 `뇌, 행동,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발표한 `B형 간염에 대한 항체 반응과 긍정적 기질의 영향' 연구 논문이다. 마슬랜드 교수는 이 논문에서 활기차고 쾌활하며 편안한 심리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하고 경직되고 화난 사람들보다 B형 간염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73% 더 강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한마디로 낙천적 사고는 백신 효과를 높이지만 신경과민은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얘기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이후 많은 관련 연구들이 이어졌으며 백신 접종 당일의 기분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예컨대 2017년 같은 학술지에 발표된 노팅엄대 연구진의 논문에서는, 독감 백신을 맞은 실험 참가자 138명 중 접종한 날 기분 좋은 심리 상태에 있었던 노인들의 면역력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접종 16주 후까지도 더 강하게 유지됐다. 연구진은 수면, 운동 등 백신 접종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살펴봤지만 이것들 가운데 뚜렷한 영향력을 보인 것은 없었다.

사회적 관계, 즉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우리 몸의 백신 반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는 2008년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밝혀낸 사실이다. 연구진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학생 83명에게 자신이 잘 알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연락하는 사람을 최대 20명까지 적어내도록 요청했다. 연구진이 백신 접종 한 달 뒤와 4 개월 뒤 확인한 결과, 13명 미만을 적은 사람들은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훨씬 적게 생성됐다.

B형 간염 백신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사회적 지지, 즉 이야기하고 싶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또는 앓아 누웠을 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서 백신 효과가 더 좋았다"는 오하이오주립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사랑의 감정도 백신 효과를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버밍엄대의 또다른 연구진은 배우자와 금슬이 좋은 노인은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지 않거나 독신인 사람보다 독감 백신 효과가 평균적으로 10% 더 높다는 걸 발견했다.

부부 금슬이 좋은 사람들은 독감 백신 효과가 10% 더 높았다. 픽사베이
부부 금슬이 좋은 사람들은 독감 백신 효과가 10% 더 높았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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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접종 때 효과 차이 더 두드러져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스티브 콜 교수는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각 개인의 감정 상태, 타인과의 관계, 면역 체계 사이의 연관성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진화를 통해 두 가지 기본 설정 상태를 갖게 됐다. 하나는 항바이러스 시스템, 다른 하나는 항박테리아 시스템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건 바이러스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걸 뜻한다. 반면 사바나 초원지대에 혼자 있다는 건 포식자의 공격이나 사고에 다칠 위험이 더 높다는 걸 뜻한다. 이는 염증이나 항박테리아 반응을 유도하는 상황이다. 콜 교수는 "그러나 인간의 면역 체계 능력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에 따라 우리 몸은 두 방어 체계를 옮겨다니며 면역 자원을 쓴다"고 말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작업 마감시간, 은행 대출 등 요즘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은 일상적으로 우리 몸에 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나 외로움이 누적되면 면역 시스템이 항바이러스 상태에서 항박테리아 상태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면 면역 시스템이 항박테리아 설정으로 전환되는 걸 막아줄 수 있다고 콜 교수는 말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구를 놓고 볼 때, 코로나 백신이 다른 백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면 심리적 요인과 항체 반응 정도가 서로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마슬란드 교수는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연구에 근거할 때, 이런 효과의 차이는 첫번째 접종 때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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