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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초보자들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는 하나의 운동마다 3세트씩 하라는 것이다. 1~2세트만으로는 근육을 충분하게 자극하지 못고, 4세트 이상으로 넘어가면 불필요한 피로 누적이나 부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세트가 운동 동작을 익히는 단계라면, 2세트는 자세를 교정하고, 3세트는 본격적으로 근육 운동에 집중하는 단계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연구진이 근력 운동에 관한 연구 67건을 종합분석한 결과, 근력 운동의 목표에 따라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량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스포츠아카이브(SportRxiv)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근력을 키우는 데는 세션당 단 2세트만 해도 충분하며, 근육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면 세션당 11세트를 할 경우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분석에 사용된 연구에서 세트당 평균 반복 횟수는 9.65회(±3.60)였다.
연구진은 통계 모델을 이용해 근육 운동에서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지점, 즉 세트 수를 늘려도 근력 강화나 근육 성장에 유의미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지점을 살펴봤다. 그 결과 효과가 정체되는 지점은 생각보다 훨씬 일찍 찾아온다는 걸 발견했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운동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 지점이 근력 강화에선 세션당 2세트, 근육 성장에선 11세트였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전자는 기초 근력을 탄탄히 하려는 초보자용, 후자는 근육을 우람하게 키우려는 선수용 운동 가이드라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운동량보다 횟수를 늘려라
미국의 맞춤형 트레이닝 업체 디스커버 스트렝스(Discover Strength)의 루크 칼슨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근력 강화 운동을 수건에서 물을 짜내는 것에 비유했다. “첫번째 세트에서 수분의 75%가 제거되고 두번째 세트에선 수분의 20%, 그 다음부터는 나머지 5%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운동 세트 수와 근육량 사이엔 직선적 선형 비례 관계가 아닌 다양한 곡선의 대수적 관계가 형성된다”며 “가장 큰 효과는 처음 몇세트에서 나타나고 이후 세트가 거듭될수록 효과가 작아진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비춰 볼 때, 운동량보다 운동 횟수에 더 중점을 둘 것을 권고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제이콥 레머트 박사과정 연구원은 “근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면 세트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운동량이 적더라도 무거운 중량으로 자주 운동하면 근력을 상당히 강화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근력 강화의 경우, 근육 단백질 합성 효과가 24~48시간 후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당 2~3회 정도가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 횟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정보
Is There Too Much of a Good Thing?
DOI: https://doi.org/10.51224/SRXIV.537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