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상공에서 화성을 돌고 있는 궤도선 오디세이의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화성 표면과 대기층 단면. 3개월의 준비 끝에 궤도선의 방향을 돌려 촬영했다. 나사 제공
400㎞ 상공에서 화성을 돌고 있는 궤도선 오디세이의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화성 표면과 대기층 단면. 3개월의 준비 끝에 궤도선의 방향을 돌려 촬영했다. 나사 제공

고도 수백㎞ 상공의 우주 공간에 올라가 지구를 내려다 보면 둥글게 휘어져 있는 지구 표면의 곡률과 그 표면을 감싸고 있는 대기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은 이 진기한 장면을 보면서 광활한 우주 속 지구의 존재와 그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얇은 대기층에 둘러싸여 있다. 1억5천만㎞를 날아온 햇빛이 대기 중의 원자 및 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대기층은 독특한 빛의 아우라를 뽐낸다.

고도 400㎞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의 대기층이 대기광으로 빛나고 있다. 북아프리카 상공을 지날 때 찍은 사진이다. 나사 제공
고도 400㎞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의 대기층이 대기광으로 빛나고 있다. 북아프리카 상공을 지날 때 찍은 사진이다. 나사 제공

국제우주정거장과 같은 고도에서 촬영

광고

화성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화성 표면과 이를 감싸고 있는 대기층의 단면을 함께 드러내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화성 궤도선 ‘2001 마스 오디세이’(2001 Mars Odyssey)의 적외선 카메라 테미스(THEMIS) 를 이용해 이 붉은 행성의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먼지층을 상세히 포착한 사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오디세이는 지난 10월로 화성 궤도에 도착한 지 22년이 됐다.

광고
광고

구름과 먼지층 아래 굽이치는 화성 풍경을 보여주는 이 사진은 10장을 이어붙인 파노라마 사진이다. 나사는 풍경 자체도 장관이지만 화성 대기를 수직으로 본 단면을 드러냄으로써 화성 대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오디세이가 이 사진을 촬영한 때는 지난 5월이다. 당시 비행 고도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지구 비행 궤도인 고도 400㎞와 같았다.

광고

오디세이 카메라 운영 책임자인 애리조나주립대 조너선 힐은 “만약 화성 궤도를 도는 우주비행사가 있다면 바로 이 사진과 같은 풍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어떤 화성 탐사선도 이런 시야를 확보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 궤도선 ‘2001 마스 오디세이’ 상상도.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 궤도선 ‘2001 마스 오디세이’ 상상도. 나사 제공

화성 4계절의 대기층 단면 변화도 촬영키로

이 사진을 찍기 위해 화성 탐사선을 관리하고 있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와 오디세이를 제작한 록히드마틴 엔지니어들은 3개월 동안 공을 들여야 했다. 적외선 카메라인 테미스는 열을 감지해 대기 중의 얼음, 먼지의 양을 측정할 수 있지만, 방향이 궤도선 바로 아래쪽을 향해 고정돼 있다.

따라서 대기층의 단면을 촬영하려면 궤도선을 거의 90도 회전시켜야 한다. 또 우주선의 태양전지판이 햇빛을 계속 받되, 과열될 수 있는 장비에는 햇빛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엔지니어들은 궤도선의 안테나를 지구 쪽으로 돌려 이 문제를 해결했다. 대신 촬영이 끝날 때까지 몇시간 동안 지구와의 통신이 끊기는 걸 감수해야 했다.

광고

제트추진연구소는 앞으로 여러 계절에 걸쳐 화성의 대기 단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후속 촬영할 계획이다.

화성 궤도선 오디세이가 촬영한 화성의 위성 포보스. 나사 제공
화성 궤도선 오디세이가 촬영한 화성의 위성 포보스. 나사 제공

오디세이가 본 포보스…22년 동안 7번 촬영

오디세이는 대기층 단면 촬영과 함께 화성의 두 위성 가운데 큰 위성인 포보스도 촬영했다. 오디세이가 지난 22년 동안 포보스를 촬영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지름이 약 25㎞인 포보스는 화성을 평균 6000㎞ 거리에서 공전한다. 태양계 위성 중 행성과의 거리가 가장 짧은 위성이다. 화성에 가까운 만큼 공전 주기도 매우 짧아 7시간39분에 한 번씩 화성을 돈다. 또 지구의 달처럼 화성을 향해 앞면이 고정된 채 돈다.

나사는 “이번 사진과 함께 추가 촬영을 통해 얻을 정보는 포보스가 우주를 떠돌다 화성에 포획된 소행성인지, 아니면 충돌로 인해 떨어져 나간 화성의 일부인지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현재 작사(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함께 화성의 두 위성(포보스, 데이모스) 표본을 수집해 지구로 가져오는 엠엠엑스(MMX=Mars Moon eXplorer)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 주도하는 엠엠엑스는 2024년 발사 예정이며,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시기는 2029년으로 잡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