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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은 날아가는 동안 왜 방향이 휠까?

등록 :2021-08-16 09:59수정 :2021-08-27 14:03

지구자전으로 휘어서 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북반구에선 시계방향, 남반구에선 반대방향
인공위성은 적도에서 발사할 때 가장 효과적
적도 상공 정지궤도 위성도 지구자전의 영향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 시험발사 장면. 위키미디어코먼스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 시험발사 장면. 위키미디어코먼스

사정거리가 5500km이상인 미사일을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라 부른다. 지상에서 발사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로켓 추진으로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간다. 계획한 속도와 방향에 도달하면 로켓 추진없이 관성만으로도 목표지점까지 날아간다.

지구가 자전하는 것을 모르고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본다면, 우주에서 관성으로만 날아가는 미사일은 지구 중심을 초점으로 한 타원 모양을 그리며 날아간다. 지상의 발사 지점과 목표 지점을 뚫고 지나갈 수 없으므로 완전한 타원 모양은 아니고 잘린 타원 모양이다. 이 구간에서 미사일은 지상의 두 지점을 가장 짧은 경로로 잇는 측지선 상공을 날아간다. (측지선에 대한 설명은 아래 상자글 참조)

그런데 문제는 지구가 자전한다는 사실이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지구는 남극과 북극을 잇는 축을 기준으로 회전한다. 이 때문에, 실제 지구 위에서는 미사일이 지상의 최단 경로인 측지선 상공을 날아가지 않는다.

그림 1. 우주에서 볼 때 지구 적도에서 북위 60도까지 정확하게 북쪽 방향으로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왼쪽 그림: 지구가 자전하는 것을 모르고 보면 미사일은 지구의 측지선 상공을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지구는 자전한다. 오른쪽 그림: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미사일이 도착하는 지점은 서쪽으로 치우친다. 측지선에서 약간 벗어난 경로의 상공을 날아간다.
그림 1. 우주에서 볼 때 지구 적도에서 북위 60도까지 정확하게 북쪽 방향으로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왼쪽 그림: 지구가 자전하는 것을 모르고 보면 미사일은 지구의 측지선 상공을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지구는 자전한다. 오른쪽 그림: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미사일이 도착하는 지점은 서쪽으로 치우친다. 측지선에서 약간 벗어난 경로의 상공을 날아간다.

지구가 자전하는 것을 모르고 먼 우주에서 볼 때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적도에서 북위 60도까지 정확하게 북쪽 방향으로 날아가는 경우를 보자.(그림1) 발사 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 지상에서 가장 짧은 경로는 측지선을 따라가는 경로이고, 그 거리는 6672km다. 이 경로의 상공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날아가려면 20분이상 걸린다. 그 동안 자전하는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 보면 미사일은 정확하게 북쪽을 향해 날아가지 않고 약간 서쪽으로 치우쳐 날아간다.

공기저항 없이 초기 발사속도로 관성비행을 하는 간단한 모델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발사 후 6672km 거리의 측지선 경로 상공을 날아 목표지점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4분 53초다. 이 시간 동안 지구는 자전으로 동쪽 방향으로 6.24도 회전한다. 북위 60도에서 이 각도를 지구 위의 거리로 계산하면 347km다. 미사일은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서쪽으로 347km 멀어진 지점에 떨어진다.

측지선이란?

우리가 접하는 세계지도는 여러 종류가 있다. 평평한 종이 위에 인쇄된 어떤 종류의 지도도 모든 나라의 크기와 모양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공 모양 지구 위에 있어야 할 지도를 2차원 평면에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비슷하게 표현할 뿐이다.

경도와 위도가 일직선으로 표시된 평면지도에서는 두 지점 사이를 잇는 가장 짧은 경로는 두 지점을 잇는 직선이다. 예를 들어 지도에서 북위 37도에 위치한 한국의 한 지점과 같은 위도의 태평양 한 지점을 잇는 가장 짧은 경로는 같은 위도를 따라가가는 직선이다. 하지만 현실의 둥근 지구 위에서 이 두 지점을 잇는 가장 짧은 경로는 지도처럼 같은 위도를 따라가지 않는다.

둥근 지구 위에서 두 지점을 잇는 가장 짧은 경로를 측지선(geodesic)이라고 부른다. 둥근 공 모양의 지구본 위에서 측지선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두 지점에 압정을 꽂고 실로 두 압정을 탱탱하게 묶었을 때 실이 지구본 위에 만드는 곡선이 측지선이다. 두 지점과 지구 중심 이렇게 세 점이 만드는 평면으로 지구를 절단하는 절단면 모서리에 측지선이 위치한다. 지구중심을 기준으로 두 지점이 만드는 원의 호(arc)가 측지선이다.

북위 37도에 위치한 한국의 한 지점과 같은 위도의 태평양 한 지점을 잇는 측지선을 평면 지도 위에 그려보면 중간지점까지는 높은 위도 지역으로 올라갔다가 그 이후로는 다시 위도가 낮아지면서 목표지점에 도달한다. 같은 위도이면서 지구 반대쪽에 위치한 지점까지의 측지선은 북반구의 경우 북극을 지나가고, 남반구의 경우는 남극을 지나간다. 측지선이 같은 위도를 따라가는 경우는 두 지점이 모두 위도가 0인 적도에 있는 경우다.

한편 정확하게 남북 방향으로만 떨어진 두 지점을 잇는 측지선은 평면 지도에서 그려도 직선이다. 이 경우는 둥근 지구에서의 측지선과 평면지도에서의 가장 짧은 경로가 같은 경우다.

한국(북위 37도, 동경 128도)에서 같은 위도에 있는 지점까지의 최단 거리 경로는 측지선(geodesic)이다. 동경 168도 지점까지 측지선의 중간 지점 위도는 북위 38.73도, 서경 128도 지점까지 측지선의 중간 지점 위도는 북위 50.75도, 서경 52도 지점까지 측지선은 북극을 지난다. 위도와 경도가 직선으로 표시된 평면 지도에서의 최단 거리 경로(직선)가 실제 최단 거리 경로(측지선)와 다른 경우다.
한국(북위 37도, 동경 128도)에서 같은 위도에 있는 지점까지의 최단 거리 경로는 측지선(geodesic)이다. 동경 168도 지점까지 측지선의 중간 지점 위도는 북위 38.73도, 서경 128도 지점까지 측지선의 중간 지점 위도는 북위 50.75도, 서경 52도 지점까지 측지선은 북극을 지난다. 위도와 경도가 직선으로 표시된 평면 지도에서의 최단 거리 경로(직선)가 실제 최단 거리 경로(측지선)와 다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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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속도에 자전 속도를 덤으로 얻는다

지구의 자전은 미사일 발사속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지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덤으로 얻는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공을 위로 던져올릴 때, 버스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이 단순히 위로 올라가지만, 버스 밖 길거리에 서서 보는 사람에게 이 공은 버스가 달리는 방향으로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지상에서 보면 발사한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먼 우주에서 보면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더해지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는 방향보다 자전하는 방향으로 치우쳐 날아간다.

자전으로 지구가 움직이는 속도는 위도에 따라 다르다. 같은 해수면 높이라면 적도에 위치한 지점이 지구가 자전하는 축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적도에서 가장 빨라서 초속 465m 에 이른다. 위도 30도에서는 초속 403m이고 위도 60도에서는 초속 233m로 점점 줄어든다. 북극이나 남극은 자전 축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서 돌기만 한다. 따라서 적도에 가까운 곳에서 발사할수록 미사일이 지구 자전으로 인해 덤으로 얻는 속도는 더 커진다.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도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덤으로 얻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으로 발사하면 발사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적은 로켓연료로 목표한 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주선을 가능하면 적도에 가까운 장소에서 발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림 2.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위도에 따라 다르다. 적도에서 가장 빠른 속도(초속 465m)로 움직이고, 북극이나 남극에 가까이 갈수록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줄어든다.
그림 2.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위도에 따라 다르다. 적도에서 가장 빠른 속도(초속 465m)로 움직이고, 북극이나 남극에 가까이 갈수록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줄어든다.

위도에 따라 자전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기는 재미있는 현상이 ‘콜리올리 효과’다. 북반구에서는 움직이는 물체는 움직이는 방향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휘고 남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휜다. 지구가 자전하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적도에서 북반구의 북쪽을 향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쏜다고 하자. 발사할 때 미사일은 지구가 자전으로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덤으로 얻고 날아간다. 미사일이 점점 더 북쪽으로 갈수록 지구가 자전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줄어든다. 하지만 미사일은 발사때 덤으로 얻은 속도를 그대로 지니고 날아간다. 이 때문에, 북쪽으로 갈수록 미사일은 지구보다 더 빨리 동쪽으로 날아가면서 동쪽으로 휜다.

반대로 자전으로 지구가 움직이는 속도가 작은 북반구 고위도에서 적도를 향해 미사일을 쏘면 미사일이 덤으로 얻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적도에 가까울수록 지구는 자전으로 더 빨리 동쪽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남쪽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서쪽으로 치우쳐 날아간다. 종합해 보면, 북반구 안에서는 미사일이 북쪽을 향해 날아가건 남쪽을 향해 날아가건 미사일은 시계 바늘이 도는 방향으로 휜다. 남반구에서는 반대로 시계반대방향으로 휜다.

그림 3. 북위 60도에서 남위 60도 지점을 목표로 정확하게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남위 60도에서 북위 60도 지점을 목표로 정확하게 북쪽 방향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수직아래 지상 궤적.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휘고, 남반구에서는 시계반대방향으로 휜다. 휘는 방향이 바뀌는 변곡점은 적도에 위치한다. (그림의 미사일 궤적 계산에는 공기저항없이 초기 발사속도만 가정하는 간단한 모델을 사용)
그림 3. 북위 60도에서 남위 60도 지점을 목표로 정확하게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남위 60도에서 북위 60도 지점을 목표로 정확하게 북쪽 방향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수직아래 지상 궤적.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휘고, 남반구에서는 시계반대방향으로 휜다. 휘는 방향이 바뀌는 변곡점은 적도에 위치한다. (그림의 미사일 궤적 계산에는 공기저항없이 초기 발사속도만 가정하는 간단한 모델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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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를 훑는 저궤도 위성, 한 곳에 고정된 정지궤도 위성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은 타원 모양의 궤도를 돈다. 한 바퀴 돌면 원래 위치로 되돌아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인공위성 수직아래 지구 위의 위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한 바퀴 돈 후에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인공위성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는 자전하면서 동쪽으로 더 움직이고, 이로 인해 인공위성 수직아래 지상 위치는 원래 위치보다 서쪽으로 밀린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공위성은 지구의 여러 지역을 훑는다. 특히 낮은 고도에서 북극과 남극에 가깝게 공전하는 극궤도(polar orbit)를 도는 경우, 사실상 전세계를 훑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는 인공위성 하나로 전 세계의 군사시설과 핵시설을 정찰하는 정찰위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림 4. 15도 기운 극궤도(polar orbit)를 해수면 561km상공에서 도는 인공위성의 궤적. 주황색 곡선: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때 인공위성의 궤적. 인공위성 공전주기인 1시간 35분 44초후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노란색과 회색 곡선: 자전하는 지구에서 인공위성의 궤적. 인공위성이 공전주기인 1시간 35분 44초후에 제자리에 돌아와도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인공위성 수직아래 지표면 위치는 서쪽으로 밀린 곳에 위치한다. 이렇게 인공위성 위치가 밀리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공위성은 전세계를 훓는다.
그림 4. 15도 기운 극궤도(polar orbit)를 해수면 561km상공에서 도는 인공위성의 궤적. 주황색 곡선: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때 인공위성의 궤적. 인공위성 공전주기인 1시간 35분 44초후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노란색과 회색 곡선: 자전하는 지구에서 인공위성의 궤적. 인공위성이 공전주기인 1시간 35분 44초후에 제자리에 돌아와도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인공위성 수직아래 지표면 위치는 서쪽으로 밀린 곳에 위치한다. 이렇게 인공위성 위치가 밀리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공위성은 전세계를 훓는다.

인공위성의 궤도가 적도에 가까우면 훑는 지역은 적어진다. 지구를 가장 적게 훓는 경우는 위도가 0도인 적도 위를 돌 때다. 이 경우에 인공위성은 공전 주기와 상관없이 적도 위의 상공에서만 움직인다. 적도 위를 도는 인공위성이 해수면에서 3만5786km 높이에 있으면, 인공위성이 지구 위 한 위치의 상공에 고정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 높이에서는 인공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자전으로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과 같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이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돈다는 조건도 필요하다. 이런 궤도를 ‘정지궤도’라고 부른다. 지구가 자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인공위성이다.

대표적인 정지궤도 인공위성으로 위성방송을 제공하는 통신위성과 정해진 지역의 기상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기상관측위성이 있다.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접시 안테나가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이유도 위성방송을 제공하는 인공위성이 항상 같은 위치의 상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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