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삐라를 풍선에 매달아 살포하고 있는 탈북자단체들. 파주/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대북 삐라를 풍선에 매달아 살포하고 있는 탈북자단체들. 파주/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막을 수 있는 법률들이 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북이 총격전을 벌일 정도로 ‘삐라 갈등’이 깊어지고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민간단체가 25일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를 열겠다고 예고한 경기 파주 임진각은 군사적 이유로 항공법상 비행이 금지된 비행금지구역(P-518)에 해당한다. 이곳에서 대형 풍선을 이용해 대북전단을 살포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장관이나 한미연합사령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6개월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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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한 시민단체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담은 풍선을 날리려다 비행금지구역(P-73)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기도 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21일 “삐라 날리기 행사도 같은 기준으로 경찰이 저지해야 한다”며 “정부가 명시된 법률조차 집행하지 않고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는 삐라 살포 행위를 비호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20일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휴전선 부근 삐라 살포도) 항공법에 위반이 되고 추정이 되면 막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항공법 외에 다른 법안으로도 삐라 살포에 대한 제재가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로,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상 손해가 예상될 때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이명박 정부도 이 법에 근거해 북한 도발 동향과 주민과의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삐라 살포 행사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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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도 삐라 살포 제지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법을 보면, 북한에 물품 등을 반출하기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삐라 살포 단체들은 달러나 라디오 등을 풍선에 담아 보내면서도 반출 승인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교류협력법상 물품 반출에 해당하려면 받는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며 “제재 근거로 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본 해결책은 국회에서 대북전단 살포 제재와 관련된 법안을 만드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 시 통일부에 사전신고하도록 하고 대형 애드벌룬을 사용할 경우에도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경진 변호사는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삐라 살포에 대해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삐라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분명하게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