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보수 대 진보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이어 보수정권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첫 부녀 대통령이 됐다.

박 당선인은 94.7%가 개표된 20일 오전 1시 현재 1497만1888표(51.7%)를 얻어, 1388만9453표(47.9%)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3.8%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무소속 강지원 후보는 5만264표(0.2%)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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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은 밤 11시 현재 경기도를 비롯해 대구·경북·경남 등지에서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 문재인 후보는 서울, 광주, 전북, 전남 등에서 박 당선인을 앞섰지만 1위와의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앞서 방송 3사는 투표 마감 직후인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이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라고 발표했다.

박 당선인의 득표율이 최종 개표까지 유지될 경우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과반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첫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득표율 40.27%로, 2002년 16대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48.91%,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가 48.67%를 얻어 당선됐지만 과반 득표 당선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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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75.8%로 집계돼 16대, 17대 대선보다 높았다. 1987년 치러진 직선제 이후 하락하던 투표율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진보정당 후보가 사퇴하는 등 대선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진 때문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야권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과 달리 75%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는데도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정권을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속에 보수층이 굳건하게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 당선인은 밤 10시40분께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와 영등포 당사로 이동해 개표 상황을 지켜본 뒤 “참 힘들고어려운 선거였다. 끝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기자들에게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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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은 이어 광화문으로 이동해 당선 인사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다.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라 생각한다. 선거기간 중 저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신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 앞으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 여러분이 기대하던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 민생, 약속, 대통합 대통령,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내년 대통령에 취임하면, 어머니의 뒤를 이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다 1979년 아버지의 서거로 청와대를 나온 지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게 된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뒤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선출해 우리 역사의 새로운 장을 펼치게 해준 국민께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겠다. 이 땅에 진정한 시대교체가 이뤄졌음을 실생활 통해 실감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삶을 철저히 살피는 여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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