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결혼’을 성범죄 대책의 한 방안으로 강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대표는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성범죄 대책과 관련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가정·결혼을 보호·권장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는 결혼하지 않은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낙인찍는 셈이 될 수도 있다.

황 대표는 “성범죄가 최근 흉악화되는 데 대해선 단기적으로 법령도 정비하고, 예산도 뒷받침해 치안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의 고유한, 아름답고 착한 심성을 되찾도록 자라나는 세대에게 기성세대가 배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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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최고위에 앞서 성폭력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사회 전반적으로 음란한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민족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루빨리 우리 민족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발언에 새누리당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여성 의원은 “마치 성욕구 해결이 안 돼 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는 건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성범죄자 가운데는 결혼한 남성도 많고,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죄를 통해 성욕구를 풀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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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성범죄를 비롯해 늘어나는 흉악 범죄는 사회적 고립과 민생파탄을 반영한 현상”이라며 “사회적 연대감과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개발 논의가 우선돼야 하는데, 이를 도덕적이고 개인적인 문제, 인성의 문제로 치부하는 건 낡은 사회경제적 인식이자, 집권여당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