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트위터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의아스러운 글이 비아냥을 사고 있다. 외견상으로 나 후보 자신의 활동에 대해 나 후보 본인이 칭찬을 늘어놓는 ‘자화자찬’식이었기 때문이다.

나 후보의 트위터에는 15일 나 후보의 각종 활동에 대해 “이거 정말 감동적인데요”, “컨텐츠 있는 공약과 정책 정말 멋집니다!!” 등의 감탄과 칭찬을 담은 재전송(리트위트·RT) 글이 잔뜩 올라왔다.(사진) 예컨대 나 후보가 지난 8일 서울시 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 참석해 몇몇 장애인 청소년들에게 “잘 있었어?”라고 인사하며 포옹하는 모습의 짧은 동영상에, “정말 저 친구들이 의원님 좋아하는 것 같아보여요. 지지합니다”라고 적는 식이었다. 선거유세 중 한 시민이 음료수를 건네자 “제가 드려야할텐데”라고 말하는 동영상에는 “이거 정말 감동적인데요 ㅠㅠ”라는 글을 달아 내보내기도 했다.

나 후보가 ‘북치고 장구치고’하는 모습에 다수의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맡은데다, 널리 퍼트리는 것까지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조롱했다. 트위터에서 양질의 콘텐츠가 발견되면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재전송(리트위트)하며 널리 환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 후보 쪽이 이런 확산 및 재전송 효과를 의도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나 후보 쪽 트위터 담당자가 나 후보의 아이디로 접속한 상태라는 것을 깜빡하고 동영상에 댓글을 달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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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의 트위터는 논란이 된 글을 모두 삭제하고, 16일 오후 온라인 대변인 이름으로 “나경원 후보 트위터에 후보 본인이 작성하지 않는 글이 올라와 혼동을 일으킨 일이 발생했다”며 “확인결과 시스템간에 충돌이 일어나 계정연동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온라인 대변인은 “현재 오류를 바로잡았습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며 이해를 구했지만, 누리꾼들은 “시스템간 충돌이 아니라 ‘알바’간 충돌이겠지”라며 비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