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의 복지확대 요구를 ‘포크배럴’(돼지고기 담는 통)로 빗댄 것(6일 외신기자 간담회)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 정가에서 통용되는 ‘포크배럴’이란 용어는 지역구나 정치자금 후원자를 위해 선심성 예산을 확보하려는 정치인을 ‘주인이 먹고 남은 돼지고기를 통에 던져주면 몰려드는 노예들’에 비유한 말이다.
전당대회에서 무상급식·등록금 완화 등 ‘민생 좌클릭’을 내걸었던 유승민 최고위원은 8일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장관이 유식해서 ‘포크배럴’로 바꿔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현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어 그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한나라’ 소속 김성태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서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복지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는 걸 포크배럴이라고 하는 건 저질스런 비유”라며 “사과하지 않으면 8월 임시국회에 불러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민경제를 살리려고 뛰는 정치권을 싸잡아 ‘돼지’에 비유한 것인데, 어떻게 이런 천박한 발언을 했는지 박 장관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자감세와 4대강 공사로 국가재정을 위기로 몰아넣은 사람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핵심 참모인 박 장관”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석진환 기자 imi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