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의료 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의료 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 담화에서 의과대학 정원 2천명 증원을 두고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해집단의 저항에 굴복한다면 정치가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에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하라”고 전제조건을 걸면서 대화를 촉구했다. 의료계는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51분 동안 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국민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늘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한 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한 현실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실 것”이라며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개혁이라는 과업에서 의사 증원은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라며 “지난 27년 동안 (과거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하고) 반복한 실수를 또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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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집단 사직을 한 전공의나 의대 교수, 의사단체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부 의사들의 불법 집단행동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정원 감축에 장차관 파면까지 요구하고 정권 퇴진운동을 운운한다. 이런 행태는 대통령인 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보편적 이익에 반하는 기득권 카르텔과 타협하고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의-정 갈등 격화로 인한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한 정부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의료계가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정책은 늘 열려 있다”며 의료 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나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언급했다. 또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천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정부는 2천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합리적인 의견이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며 “탄력적이고 전향적으로 의대 증원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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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유세에서 “정부도 2천명 숫자를 고수하지 않고 대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불만을 표시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는 “‘입장이 없음’이 공식 입장”이라며 “그 이유조차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라고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