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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법원, 최순실 거론하며 김건희 무속 발언 “공적 검증 대상”

등록 :2022-01-19 22:59수정 :2022-01-20 10:37

서울중앙지법, 김씨 통화내용 유튜브 방송 대부분 허용
“청와대 가면 전부 감옥 넣겠다” 발언은 “공적 검증 대상”
‘최순실 무속’ 거론 “김씨, 평소 합리적 판단하는지 검증…”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을 잡으면 가만 안 둘 것” “내가 청와대 가면 전부 감옥에 넣어 버릴 것” “내가 웬만한 무속인보다 낫다. 점을 좀 볼 줄 아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청와대 간다” “내가 OOO(검사장)하고 연락을 자주 하니 제보할 것이 있으면 내가 대신 전달해주겠다” “좌파들은 돈도 안 주고 성을 착취하니까 미투가 터진다” “우리 남편은 내가 다 챙겨줘야지 뭐라도 할 수 있는 바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 한 통화 내용 일부다. 19일 저녁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송경근)는 김씨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티브이(TV)를 상대로 낸 통화 녹취파일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이같은 발언을 인용하며 “사생활 부분을 제외하고 방송해도 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문화방송>(MBC)이 방송하지 못했던 내용 대부분이 유튜브를 통해 방송이 가능해졌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김씨의 ‘문제적 발언’을 일부 인용하며 “국가 서열 제1위인 대통령 배우자는 그에 상응하는 의전·예우·활동 등이 공식적으로 보장된다.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친근하고 거리낌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등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따라서 김건희씨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견해, 여성관, 정치관, 권력관 등은 유권자 투표권 행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 관련 각종 의혹과 관련해서도 “논문 및 각종 학력·경력·수상실적 표절·위조·왜곡·과장 의혹 등도 유권자의 공적 관심 내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 전 O 회장 및 검찰 간부와 관련된 유흥업소 출입과 동거 의혹도 단순히 사생활 문제가 아닌 기업, 검찰 간부 등과의 커넥션, 뇌물수수 의혹 등과 얽혀서 국민적 관심사가 돼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의 무속 관련 발언에 대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거론하며 공론장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내가 웬만한 무속인보다 낫다. 점을 좀 볼 줄 아는데 우리가 청와대 간다”는 김씨 발언을 인용하며 “이 발언은 ‘누가 어떻게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지’라는 국가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에 관해 김씨가 평소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판단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유권자들이 공론의 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다.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무속인’ ‘기치료’ 등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국민들이 사건 내용을 판단하고 여론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최순실(개명 뒤 최서원)씨 소개로 이른바 ‘기치료 아줌마’라 불린 무면허 의료시술업자를 검문검색 없이 청와대로 불러 시술을 받았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오방낭’ 등 무속적 요소를 가져다 쓰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일부 언론을 향해 “정권을 잡으면 가만 안 둘 것” “내가 청와대 가면 전부 감옥에 넣어 버릴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김씨의 평소 언론관 등을 엿볼 수 있어 국민의 공적 관심사이자 검증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김씨가 같은 취지로 <문화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방영금지 가처분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은 “위와 같은 발언이 국민 내지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방영 금지를 결정했는데, 서울중앙지법에선 정반대 결정이 나온 것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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