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 총리 카드’를 “야당을 비난하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얕은 꾀”라고 분석했다.
천 의원은 3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 분이 아예 혼이 나간 상태라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거라고 한다면 논외겠지만 적어도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설명했다.
“김병준 카드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말이에요. 그러면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실제로 임명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왜 김병준 교수를 내정했느냐? ‘김병준은 너희 정부 인사 아니었느냐?’ 이를테면 문재인 대표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겠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그래, 당신이 비대위원장 시키려고 한 사람 아니냐?’ 그렇게 던져놨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야당이 반대하면 ‘거봐라, 나는 국정을 수습하려고 하는데 야당이 발목잡기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앞으로 야당을 비난하고 그러면서 지금 최순실 게이트 여러 수사에서 국면을 전환하고, 이런 얕은 꾀를 쓴 건 아니냐, 그것에 의해서 불행하게도 김병준 교수라는 분이 그냥 버리는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천 의원은 “정확히 말씀드리면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고집을 했던 인물”이라며 “(새로 임명된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그분들이 호남 출신이면 국민의당 배려하는 건가? 지금은 어디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어제 개각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도 전혀 민심을 모르고, 또는 알더라도 그것을 정면 돌파해서, 민심에 저항해서 제압하겠다는,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폭거, 11·2폭주개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전두환 대통령이 절대 개헌 못한다는 4·3호헌 조치를 하는 바람에 국민의 민심을 자극해서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 4·19 때도 원래는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였는데 발포 명령하면서 결국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까지 이어졌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민심을 잘 받아들여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야당의 지도자들과 협의해서 수습책을 마련하는 게 마지막 남은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