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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호남선, 안철수의 바람…호남서 무슨 일이

등록 :2016-04-10 15:37수정 :2016-04-1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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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지원유세차 고속철도를 타고 대전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아이패드로 뉴스를 검색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지원유세차 고속철도를 타고 대전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아이패드로 뉴스를 검색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70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의석을 얼마나 얻을지,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얼마나 얻을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김무성 대표나 김종인 대표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의 얼굴은 봄날 벚꽃처럼 활짝 피었습니다. 국민의당이 지역구 20석, 비례대표 10석 정도를 합쳐서 30석 이상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광주 8개 선거구의 판세는 이용섭 후보와 권은희 후보가 양강구도를 이룬 광산을을 제외하고 국민의당 후보들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광산을도 본래는 이용섭 후보가 크게 앞섰지만 권은희 후보가 격차를 거의 좁혔거나 추월하는 흐름입니다.

이렇게 되면 광주 8개 선거구를 국민의당이 차지하는 ‘싹쓸이’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남과 전북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강세였던 지역에서 “뒤집힌 것 같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호남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호남의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민의당 공동대표인 천정배 의원이 지난 6일 ‘호남주도 정권교체의 대장정을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먼저 야권 내부의 영남패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는 천정배 대표의 ‘호남정치 복원’ 주장이 잘 응축돼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내년 대선에서 이루어야 할 호남 주도 정권교체의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는 한편 야권의 친문 패권을 청산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친문 세력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우리 호남 주민들께서 90%에 이르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는 집권에 실패했습니다. 국민을 설득할만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폐쇄적 패권주의에 빠져 많은 국민들을, 심지어 당원들조차도 넉넉하게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선거에 실패한 이후에도 이 패권세력은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친문 세력의 패권을 지키는 데만 몰두했습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기위해 충장로우체국 계단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기위해 충장로우체국 계단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근 문재인 전 대표는 국보위 출신의 김종인 대표를 모셔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만 망가졌을 뿐, 친문 패권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번 공천결과를 보더라도 문재인 전 대표 측근 인사들과 ‘문재인 키드’를 중심으로 더 강고한 패권이 구축됐습니다.

또한 이 세력은 호남을 외면해 왔습니다. 선거 때마다 표는 가져갔지만 호남을 들러리 세웠습니다. 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호남은 그저 표만 주고 무시당하는, 패권세력의 하청기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국가비전과 개혁적 정체성을 상실한 채 오직 폐쇄적 패권만을 추구하는 야당으로는 정권을 되찾을 수 없습니다. 호남을 표만 주는 하청동원기지로 여겨온 야당으로는 호남정치를 복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호남 주도 정권교체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친문 패권을 청산해야 합니다.”

 

이틀 뒤인 4월8일 문재인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통령 선거에도 나오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언론에 충분히 보도됐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여기서는 천정배 대표의 호남정치 복원에 대한 반박에 해당하는 부분만 인용하겠습니다.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 여러분들은 그런 정치인들에 대한 강한 교체 의지를 가지고 계실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들을 통해 바로 그런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습니다.

호남인에게 지역정당이란 불명예를 안기면서까지 그들만의 영달을 좇는 세력이 이 신성한 호남 땅에서 더 이상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더불어민주당의 모든 호남 후보들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호남과 호남 바깥 민주화 세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당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됐을 때도, 그에 반대한 영남의 민주화 세력은 지역 내에서 전라도니 빨갱이니 핍박받고 고립되면서도 호남과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결합이 김대중 정부를 탄생시켰고,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믿습니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됩니다.”

 

“호남이 손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정권교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 3월 11일 야권 연대를 촉구하는 인사들과 만나기에 앞서 서울 중구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 3월 11일 야권 연대를 촉구하는 인사들과 만나기에 앞서 서울 중구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누구의 말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번 논쟁의 제목을 ‘정권교체를 위해 호남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정도로 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논쟁은 사실 매우 오래되고 복잡하고 예민한 문제입니다.

제 기억에는 1987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영삼-김대중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때 비슷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독재정권의 호남과 김대중에 대한 부당한 차별, 그 차별과 군부의 거부감이라는 현실 때문에 김대중은 당장 대통령이 될 수 없으니 영남 사람인 김영삼이 먼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때 나타났습니다. 민주화 세력 집권을 위해 호남 차별을 받아들이자는 일종의 ‘현실 타협론’입니다.

당시 호남 지식인들 사이에 현실 타협론은, 영남 사람인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려는 ‘비겁하고 얄팍한 술수’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현실 타협론으로는 수십년 동안 자행된 호남차별을 극복할 수 없다고 저항했습니다.

호남 지식인들의 이런 비판은 2년 뒤 사실로 입증됐습니다. 김영삼은 1990년 3당합당으로 민주화세력을 배신하고 영남 중심의 기득권 연합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호남 지식인들의 논리가 어쩌면 지금 천정배 의원이 내세우고 있는 ‘호남정치 복원’ 주장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1987년 당시 양김씨는 대선후보를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갈라섰고 야당과 재야 민주화 세력까지 분열했습니다. 그 후유증은 3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 정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외지역인 호남이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4·13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 논쟁에 끼어들지는 않겠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논쟁이 논리적으로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은 그른 ‘철학적 논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호남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에 의해 옳고 그름이 판가름날 ‘정치적 논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당장 호남에 강하게 불고 있는 ‘국민의당 바람’이라는 정치적 현상과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저는 궁금했습니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광주 현지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최근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사람입니다.

 

-광주의 기류가 어떤가.

“광주는 여러개의 지역구로 나뉘어 있지만 한덩어리라고 보면 된다. 광산을은 지역이 따로 떨어져 있는데다 인물 요인 때문에 이용섭 후보가 강세였지만 다른 지역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광주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뭘까.

“대안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광주는 2012년에도 안철수 돌풍의 진원지였다. 안철수가 대선을 포기하는 바람에 문재인에게 몰표를 줬지만 늘 대안을 찾고 있었다.”

-국민의당 지지는 문재인에 대한 반감 때문인가.

“정서적으로는 그런 면이 있다. 그러나 다수는 아닌 것 같다. 문재인이 상징하는 것이 있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쌓인 복잡한 역사의 연장이다.”

-광주가 과거에도 그런 선택을 한 적이 있나.

“2006년 지방선거에서 광주는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민주당에 구청장을 몰아줬다. 지금 분위기가 그 때와 비슷하다.”

-호남 유권자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가 뭘까.

“호남이라는 정치적 공동체가 존재한다. 야당 내에서 소외감을 가진 집단이다. 미국에도 지역이나 인종에 따라 여러 유형의 유권자 연합이 있는데 비슷한 것 같다.”

-호남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을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

“정체성의 문제다. ‘이 정당은 우리당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졌는데 이를 호남의 패배로 받아들였다. 거기다가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 안보정당론 등 우클릭 행보가 호남이 추구하는 가치와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고 김종인 대표가 왔는데?

“김종인 대표는 국보위 출신이다. 그게 꽤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정체성 이외에 어떤 요인이 있을까.

“전당대회 직후 4·29 광주서을 재보선을 했는데 19대 총선 때 광주서갑에서 컷오프된 조영택 후보를 이 지역으로 옮겨서 공천했다. 광주 사람들 자존심이 상했다. 천정배 후보를 별로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징벌에 적극 나섰다.”

-2·8 전당대회와 4·29 재보선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얘긴가.

“그렇다. 당원들이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을 확산시켰고 바닥 민심이 악화했다. 호남은 당원이 많은 곳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변화하면서 당원들이 갈수록 홀대받았다. 호남의 소외의식도 그만큼 커졌다.”

-호남은 문재인의 대안이 안철수라고 생각하나.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는 주어진 여건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나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징벌과 심판 때문에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대별로 기류가 다른 것 같다.

“40대 이상은 더불어민주당을 한번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시절 소외의 경험이 별로 없는 20대와 30대는 다르다. 물갈이 대상이었던 의원들이 당을 옮겨갔는데 왜 그 사람을 찍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호남당이 출현하는 것인데 그로 인한 고립은 걱정하지 않나.

“그 문제에 대해 논쟁의 시기가 있었다. 40~50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4·13 이후 반드시 야당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이 젊은 유권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호남자민련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자민련처럼 똘똘 뭉쳐야 지분을 갖고 정권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다. 자민련은 국무총리와 장관을 많이 차지했다. 국민의당으로 몰아줘야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고 야권재편에도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보수 성향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른바 친노에 대한 반감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닌가.

“아닌 것 같다. 단순히 그 정도로 지금과 같은 공분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광주 민심에 밝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에게 호남 민심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광주민심을 꽤 솔직히 전달해 주었습니다.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호남이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호남은 세 차례 고립을 경험했다. 첫번째 1980년 5·18, 두번째 1990년 3당합당, 세번째 2012년 대통령 선거였다. 고립에 대한 공포가 있다. 1980년 고립에서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총맞고 죽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결과 서울과 호남만 제외하고 전국이 빨간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고 격앙과 분노, 공포의 감정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것과 국민의당 지지가 어떤 관련이 있나.

2003년 2월25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뒤 신임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전임 김대중 대통령(오른쪽)이 나란히 손을 잡고 식장을 떠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03년 2월25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뒤 신임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전임 김대중 대통령(오른쪽)이 나란히 손을 잡고 식장을 떠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호남은 그동안 전략적 선택을 했다. 노무현을 지지했다. 호남을 죽이고 전체를 살리는 대의를 따랐다. 그런 선택으로 승리할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 우리만 고립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래서 다른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하던데 그 원인이 뭔가.

“정체성의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우리 정권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

-김종인 대표가 국보위 출신이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김종인 대표는 무너지는 당 지지율을 다시 상승세로 끌어올렸다.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구도로 만들었다. 평가한다. 그런데 정체성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데 김종인 대표는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다. 햇볕정책을 부정적으로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당이 아니라는 회의가 강하게 일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대북송금특검을 했던 노무현의 사람이라는 것까지 다시 부각됐다.”

-정체성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다. 우리가 새누리당을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것은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남북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다. 대북정책과 개성공단은 우리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김종인 대표는 이를 부정했다. 우리 정권 최대의 치적을 스스로 부정하는 사람들을 우리 정당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호남의 유권자들이 분노했다.”

-다시 묻겠다. 호남이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뭘까.

“첫째, 일단 무조건 본가를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둘째, 호남만으로도 안되지만 호남 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그런데 안철수가 호남 사람인가?

“더불어민주당을 혼내줘야 호남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생각인데 국민의당에 안철수가 있을 뿐이다.”

-광주에서도 세대별로 생각이 좀 다른 것 아닌가.

“그렇다. 세대투표 현상이 뚜렷하다. 젊은 세대는 야권분열로 수도권에서 참패하고 호남이 고립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 그런데 ‘왜 호남은 선택지도 없이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느냐. 이번에는 혼내줘야 한다’고 외치는 장년층의 목소리가 더 크다.”

-호남자민련 출현은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래서 나는 국민의당 광주 싹쓸이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대별 투표율이 매우 중요하다. 20대부터 40대의 투표율이 올라가면 싹쓸이를 막을 수 있다. 호남에는 양식있는 사람들이 많다. 호남은 호남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전국화·세계화로 나아가야 한다. 결국 호남이 다시 진보세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두 사람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호남은 다른 선택의 여지를 박탈당한 채 사실상 특정정당 지지를 강요받아온 상황 자체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호남의 주도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영남패권주의’ 세력을 이번에는 무조건 혼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호남의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수도권에서 야권 분열로 인한 새누리당 압승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수도권 호남향우회 사람들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돌아서는 흐름이 뚜렷이 잡히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후보를 당선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얘깁니다.

선거 결과가 실제로 이렇게 나타나면 호남과 비호남 야권의 분열이 깊은 상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럴 경우 4·13 이후 야권통합이 과연 추진될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결국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보수 기득권 일당독주 체제가 들어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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