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위원회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여성노동요구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위원회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여성노동요구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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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둔 각 당의 후보 공천이 종반을 향하는 가운데, 거대 양당에서 지역구에 공천된 청년·여성 후보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공천된 청년 후보들은 ‘험지’에 내몰려 당선 가능성이 낮은 걸로 평가되고, 여성 후보들의 절반 이상은 이미 ‘배지’를 달았던 경력직 정치인이었다. 이런 공천 기조가 유지될 경우 22대 국회에서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던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의 공언이 식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까지 확정된 국민의힘 지역구 211곳의 공천 명단을 보면, 청년(국민의힘 당규상 만 45살 미만)은 모두 14명으로 전체의 6.6% 수준에 그쳤다. 이 가운데 20대는 하나도 없고, 30대도 6명(2.8%)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역구 공천이 확정된 183명 가운데 청년(민주당 당규상 만 45살 이하)은 16명(8.7%)에 그쳤다. 이 중에 20~30대 후보자는 5명(2.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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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공천된 청년 후보들 다수가 지난 두번의 총선에서 상대 당이 승리했던 ‘험지’에 출마한다. 국민의힘은 김병민(서울 광진갑)·이승환(서울 중랑을)·김재섭(서울 도봉갑) 등 10명의 청년 후보가 민주당이 연승했던 곳에 도전한다.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큰 ‘양지’ 공천자는 배현진(서울 송파을)·이원모(경기 용인갑)·장예찬(부산 수영)·조지연(경북 경산) 등 4명 정도에 불과하다. 민주당 역시 김태선(울산 동구)·오상택(울산 중구) 등 5명의 청년 후보가 국민의힘 의원을 연거푸 배출해온 지역구에 공천됐다.

여성 후보자 공천도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의 공천 확정자 211명 중 여성은 25명(11.8%)에 불과하다. 민주당도 183명 중 30명(16.4%)에 그쳤다. 그나마도 절반 이상이 전현직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윤희숙(서울 중·성동갑)·김영주(서울 영등포갑)·나경원(서울 동작을) 등 전현직 의원이 14명이고, 민주당은 백혜련(경기 수원을)·이재정(경기 안양동안을)·문정복(경기 시흥갑) 등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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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내놓았던 ‘청년·여성 우선 공천’ 기조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총선 대비 기초작업을 하는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청년·여성에 대한 배려도 충분히 될 수 있도록 룰 세팅에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역시 지난 1월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현역 의원이 불출마하는 전략 선거구에는 청년과 여성을 우선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전략 지역구에 청년이 전략 공천된 사례는 안귀령(서울 도봉갑)·이지은(서울 마포갑)·전은수(울산 남갑)·김용만(경기 하남을)·차지호(경기 오산) 후보 등 5명에 그쳤다. 청년 후보들한테만 경선 기회를 주는 ‘청년 전략 특구’도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갑 한곳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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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청년·여성 전략 공천에 민주당보다 더 소극적이다. 청년으로 이원모·김준호(서울 노원을) 후보가, 여성으로 김영주·김효은(경기 오산) 후보 정도가 전략 공천됐지만, 그나마도 이원모 후보는 대통령실 참모 출신이고 김영주 후보는 민주당 공천 파동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영입한 중진 의원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당헌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민주당의 당규에는 후보 추천 시 청년 후보자를 10% 이상 추천해야 하는 강행 규정도 담겨 있다.

하지만 역대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 30% 이상 공천’ ‘청년 10% 이상 공천’ 등의 권고·강행 규정들이 지켜진 적은 없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공천에서 청년·여성 후보에게 가산점(국민의힘 4~20%, 민주당 25%)을 부여하도록 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총선의 경우 두 당의 여성·청년 공천이 저조한 수준에 그치면서, 여성 의원 비율이 19%(57명), 20·30대 의원이 4.3%(13명)에 불과했던 21대 국회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