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증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언주 전 의원, ‘세습 공천’ 논란을 일으킨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 등을 1일 전략 선거구에 배치하면서 당내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오영환 의원(초선)이 불출마를 선언해 전략 선거구에 지정된 경기 의정부갑에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 지회장과 기후 전문가 박지혜 변호사가 국민경선을 치른다고 밝혔다. 앞서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인재 1호로 영입한 박 변호사의 ‘의정부갑 전략 공천’이 유력해 보였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발표가 미뤄졌다. 문 지회장은 21대 총선 당시에도 ‘아빠 찬스’ 논란 끝에 낙천하자 불복하고 탈당해 선거를 완주했다.
공관위의 결정에 오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첫번째로 영입한 인재를, 30여년 조직을 일궈온 아버지를 둔 인사와 경선을 치르게 하는 것은 대체 어떤 전략적 판단이 담긴 것이냐”고 비판했다.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도 입장문에서 “문 예비후보는 (21대 총선 때) 이해찬 대표의 ‘10년 복당 불가’ 선언에도 무소속 후보로 선거를 완주하며 우리 당의 선거 국면에 심대한 손실을 끼친 과오가 있다”며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탄희 의원(초선)이 불출마를 선언한 용인정에서도 이언주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청년비서관을 지낸 박성민 전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과 3인 국민경선을 치르게 되자 비판이 나왔다. 지도부가 차기 총선 전략공천에서 여성·청년을 우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재명 지킴이’가 될 수 있는 여성·청년만 선택적으로 우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당내 인사들을 향한 증오 발언뿐 아니라 반노동적인 발언들을 일삼았지만 이 대표와의 교감 아래 복당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다른 곳도 아니고 정치 현실을 비판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젊은 초선 의원들의 지역구에는 참신한 인물을 전략공천해야 하는데 되레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이들을 안배한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