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지붕 아래 모였던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갈라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제3지대 판도는 다시 한번 출렁이게 됐다. 4·10 총선을 꼭 50일 앞두고 다시 재편된 ‘4자 구도’에서 누가 더 강한 생존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낙연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지난 6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19일 각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을 완료해, 양쪽이 정식으로 통합하려면 선관위에 합당 신고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결별로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박원석 전 의원 등은 새로운미래에서, 이준석 대표·양향자 원내대표와 조응천 최고위원(원칙과상식), 금태섭 최고위원(새로운선택) 등은 개혁신당에서 각자 총선을 준비하게 됐다.
이들의 성패는 일단 지지율을 얼마나 끌어올릴지에 달렸다. 통합 전인 지난달 30일~2월1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양쪽 지지율은 각각 3%였고, 통합 선언 이후인 지난 13∼15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선 4%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단순계산하면 정당지지율 3%는 비례대표 1석을 배정받는 데 그치는 탓에, 지지율 제고는 두 당의 첫번째 숙제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현역 의원을 추가로 얼마나 더 확보할지, 경쟁력 있는 인사를 얼마나 영입해 합리적으로 공천할 것인지 등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은 정당기호 앞 순번과 자금을 확보할 관건이기도 하다. 각 당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3월22일까지 최대한 많은 이를 입당시켜야 투표용지의 상단을 차지할 수 있고, 같은날 기준으로 현역의원이 5명 이상이어야 선관위에서 선거보조금 20여억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현역 의원은 개혁신당이 4명(양향자·이원욱·조응천·양정숙), 새로운미래가 1명(김종민)이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가 쏟아지면, 이들을 영입하려는 개혁신당·새로운미래의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도 이낙연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지금 민주당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난폭한 공천 횡포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 공천에서 잘려나간 분들이 새로운미래에 모인다면, 민주당에서 새로 당선될 것 같은 사람들보다 훨씬 안정감을 주고 합리적일 것”이라고 손짓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가 19일 공언한 ‘경상보조금 6억7천여만원 반납’도 양쪽의 신경전 소재다. 선관위 쪽은 한겨레에 “보조금을 환수할 법적 근거가 없다. 전례도 없어서, 실제로 반납하겠다면 회입 처리가 가능한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반납이 어려우면) 공적인 기부 등으로라도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우연 서영지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