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한-미 정상의 대면 회담이 “5월 후반기 미국”에서 이뤄진다고 밝히면서, 이 만남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끼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의 구체 일정, 의제, 성과물, 의전사항 등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16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5월 후반기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된 정상회담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 포괄적이고 호혜적 발전시키겠다는 양 정상의 강력한 의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15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문 대통령의 방문을 놓고 “철통같은 한-미 동맹의 상징(highlight)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문 대통령의 방미 소식을 공개하는 데 동의한 것은 16일 오후(한국시간 17일 오전) 이뤄지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과 갈등 중인 한국이 지나치게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가동을 위해 “올해 코로나 상황 안정되면 여건 되는 대로 방한이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면 정상회담에 큰 의욕을 보였다. 이후 한-미 당국의 집중 협의 결과 ‘5월 후반기’로 일정이 잡혔지만, 미-일 정상회담보다 한달 이상 늦어져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 과정에 한국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기엔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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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18년 3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기적적으로 시작된 뒤 북한이 거부반응을 보이는 △‘최종적이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모든 사거리의 탄도 미사일 금지 △납치 문제의 해결 등 3개 대북 요구사항을 쏟아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뤄진 북-미 핵협상의 ‘훼방꾼’ 역할을 했다. 스가 총리는 16일 회담에서 일본의 이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견줘 문재인 정부는 지난 북-미 협상의 유일한 성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기초로 현실적인 대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당국자들은 대북 정책 재검토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두 동맹인 한·일과 긴밀한 공조 아래 재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지만, 한-일의 견해 차가 너무 커 이를 조화시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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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15일 스가 총리의 방미 내용을 사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대북 정책을 거의 완성해 가고 있다. 일본은 계속해 이 과정에 참여해 왔다. 두 정상은 이에 대한 마지막 보완을 할 것이다. 대통령과 모든 관계자는 일본의 관심사인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납치자들의 지위에 대해서도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회담에선 미국의 최대 외교 과제인 ‘대중 정책’과 여기서 파생되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분야의 공급망 안정을 둘러싼 한-미 공조 방안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또 한국에서 공급이 절대 부족한 백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한-미 협조 등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의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번영을 이끌어 온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 전략산업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청와대 당국자는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은 양국이 공히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주요 국정 현안이다. 반도체, 대용량·전기차량용 배터리, 희토류 등 핵심광물·전략물자, 의약품·재료 등 4개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검토 등 주요 정책 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