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싱가포르 선언’을 출발점 삼아 북-미 대화를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조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미국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싶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의 출범으로 북-미 대화, 남북 대화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그 대화는 트럼프 정부에서 이뤘던 성과를 계승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의 출발점으로 꼽은 것은 2018년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싱가포르 공동선언’이었고, 바람직한 대화의 방식으로 제시한 것은 ‘단계적 접근’이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와 협상을 해나간다면 좀더 속도 있게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해나갈 수 있다”며 대화 시작 이후엔 북-미가 “서로 속도를 맞춰서 주고받는” 형식의 “단계적 진행”이 이뤄지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은 앞선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을 교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한-미 정상 간 교류를 보다 조기에 성사”시켜 미국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통령은 새로 취임한 미국 대통령과 5~6월께 첫 정상회담을 해왔지만, 이 일정을 당기겠다는 것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3월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선 “한-미 연합훈련도 크게는 비핵화, 평화 정착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틀에서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며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단된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 군사훈련 실시를 놓고 남북 군당국이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연합훈련은 “연례적, 방어적 목적의 훈련”이라며 실시 쪽에 무게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