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외교부 대변인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가 한-일 간 예민한 외교 현안인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와 관련해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종료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한 외교 협의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려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11월 말 종료되는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11월22일 언제든지 한-일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동향에 따라 이 같은 권리의 행사 여부를 검토해나간다는 입장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소미아는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 정부가 언제든지 종료 가능하며, 협정을 1년마다 연장하는 개념은 현재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11월22일 석달 전인 8월 말 내렸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며 “언제든 협정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데 대한 “일본 정부의 이해”를 얻었다고 밝혔었다. 김 대변인의 이 언급은 “종료 90일 전(8월23일)에 외교경로를 통하여 서면 통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동적으로 1년씩 연장된다”는 조문에도 한국이 원하면 언제든 협정을 종료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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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대변인이 지소미아 연장 여부의 판단 근거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 철회 동향’을 언급한 게 정부의 정확한 견해를 드러낸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정부가 6월2일 불화수소 등 3개 물질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이 진행해 오던 ‘정책대화’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아무 말 없으면 자동 연장되는 상황이다. (대법 판결 이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니 성의 있게 이에 응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