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맨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아바나/공동취재사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맨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아바나/공동취재사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한국-쿠바 관계 정상화 교섭에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쿠바는 191개 유엔 회원국(남북한 제외) 중 미수교 3개국(쿠바·시리아·마케도니아) 가운데 전략적 비중이 큰 나라다.

윤 장관의 방문 명분은 쿠바 아바나에서 진행되는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의 한국 수석대표 자격이다. 한국은 이 회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1998년 옵서버 자격을 얻었다.

윤 장관의 회의 참석과 관련해 외교부는 “미국-쿠바 간 관계정상화 추진 합의 이후 쿠바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정상급 다자회의로서, 미수교국인 쿠바에서 열리며 윤 장관에 대한 정상회의 쪽의 초청이 있었음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 쪽은 애초 윤 장관을 초청했는데 윤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을 수행 중이라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장관 대리 자격으로 먼저 회의에 참석했고, 윤 장관이 4일(현지시각) 오후 회의부터 정상회의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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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4일 “박근혜 정부 들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방문이 (한-쿠바 수교 교섭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쿠바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정부는 쿠바 정부에 수교 교섭을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한겨레> 1일치 6면 참조)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은, 2013년 9월 유엔 총회 기간 중 쿠바가 의장국을 맡아 열린 ‘제2차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셀락) 트로이카 외교장관 회의’ 계기에 사상 처음으로 성사됐다. 서울 또는 아바나에서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적은 아직 없다.

이제훈 기자, 아바나/외교부 공동취재단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