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따라 우리 정부를 겨냥해 ‘무기 판매 승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북핵 위기 속에 미국산 무기체계를 대거 들여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우리 군의 전력 강화만으로 북핵·미사일 위기를 막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작정 첨단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새벽(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매우 정교한 군사장비를 상당히 증가한 규모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 쪽은 지난 1일과 4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자료를 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기체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국회의 대표적인 군사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 악화는 (미국 입장에선) 무기 판매의 좋은 명분”이라며 “이제까지 수출하지 않았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패트리엇(PAC-3), 이지스함 탑재용 요격미사일(SM-6) 한국 판매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무기 도입만으로 안보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악화될 가능성마저 있다. 정부는 군사력만으로 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군이 전력을 강화해도) 북한은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 무기를 활용해 새로운 작전술만 적용하면 그만”이라며 “우리만 국방예산을 펑펑 써야 하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미국산 전략자산의 ‘허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10억달러가 투입된 사드 포대는 북한의 미사일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방어하는 무기다. 하지만 북한은 사드 포대를 겨냥해 낮은 고도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군은 사드를 방어하기 위해 추가로 10억달러를 투입해 패트리엇 포대를 배치해야 한다. 이럴 경우 북한은 더 낮은 고도로 날아오는 신형 300㎜ 방사포를 휴전선 인근에 배치해 사드 포대 타격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여기에 무인공격기까지 추가하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우리 군은 국지 방공 레이더와 20㎜ 벌컨포를 추가 배치해야 한다. 결국 천문학적 국방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억지력은 상대방이 인정하는 특별한 힘으로, 이게 두려워 행동을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미군이 제공하는 억지력이 훨씬 강력한데, 북한이 우리 군의 최첨단 무기 체계를 두려워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군사력에 의한 억지도 있지만, 평화적 수단에 의한 억지도 있다”며 “군사력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써야 하는데, 대화는 안 하겠다면서 군사적 대비만 하는 것은 긴장 국면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