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이후 50여일 만인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를 열었다. 예상대로 북한의 유일 영도자인 김정은이 지난달 7차 당대회에서 유일무이한 최고 당직인 ‘노동당 위원장’에 오른 데 이어,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최고 수위의 국가직책인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기도 하다. 당·정·군 등 권력의 모든 영역에서 유일무이한 최고 수위에 오른 것이다.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제도적으로 일단락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에 오름에 따라, 이를 토대로 내각 상급(장관급) 등 주요 국가직책 인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북한이 7차 당대회 후속 조처로 김정은 위원장의 국가직책 변화, 내각 상급 인사,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구체적 방안 발표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북쪽이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발표하기 전인 이날 오전,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구축을 위한 권력구조 완비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인사 변경과 헌법·법률의 제·개정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의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사회주의 헌법상 최고의 주권기관으로 헌법·법령의 제·개정 및 법령 승인권, 국방위원회·내각 등 인사권, 경제발전계획·실행 관련 보고·심의 등의 권한을 보유한다. 다만 헌법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영도”하는 노동당이 주요 정책과 관련된 입법·통제권을 갖고 있어 최고인민회의의 결정은 ‘노동당의 지침’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7차 당대회 때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구체적 정책과 목표치도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고인민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치 1면 사설에서 “5개년 전략 수행을 위한 계획을 현실성 있게 세우고 집행을 위한 경제조직 사업을 끝장을 볼 때까지 내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5개년 전략’에는 “인민경제 전반의 활성화와 경제 부문 사이의 균형 보장” 등 추상적 목표만 담겨 있었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내각을 “나라의 경제사령부”로 규정하고 “국가경제 발전 전략과 단계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노동당 위원장 추대 50일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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