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보근 정보본부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남북이 1 대 1로 붙으면 (남한이) 진다”고 답변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남한은 북한의 33~34배에 이르는 국방비를 쓰고 있다.
5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에서 조 본부장은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현재 작전계획에 따라 한-미 동맹으로 싸우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남한 독자적인 군사력 비(무기 숫자)로는 우리가 불리하다. 남북이 1 대 1로 붙으면 (남한이) 진다. 그러나 전쟁이란 유·무형 전투력과 국가 잠재 역량을 고려해야 하므로 우리가 결코 불리하지는 않다”고 대답했다고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과 국방부가 전했다.
남한이 진다거나 불리하다고 판단한 이유와 관련해 조 본부장은 “우리 <국방백서>와 미국 국방부 자료를 보면, 북한이 우리 수도권을 표적으로 장사정포(장거리포)를 다수 배치하는 등 비대칭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휴전선에서 100㎞ 안에 병력의 78%, 화력의 80%, 전차 2천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말했다.
실제로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300문가량의 장거리포는 서울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두며, 시간당 최대 1만발을 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인명 피해는 개전 5일 안에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용산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전쟁이 나면 장거리포를 피할 수 있는 관악산 남쪽 수도방위사령부 벙커나 대전 계룡대 벙커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청래 의원은 “1년 국방비가 북한은 1조원, 남한은 34조원으로 남한이 북한의 34배나 되는데, 남한이 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부적절하고 황당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 발언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동맹이 있는데, 우리가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할 이유가 없다. 한·미 동맹으로 전쟁을 하면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며 “‘우리가 불리하다’고 했지, ‘남한이 진다’고 말한 바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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