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태평양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2일 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총 6회로 이틀에 한번 꼴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태평양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2일 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총 6회로 이틀에 한번 꼴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발사했다.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일본 너머 태평양으로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 항공모함이 다시 동해로 와서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려는 것에 대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미국 로널드 레이건(10만3천t급) 항공모함이 한국에 온 뒤 북한 미사일 발사 → 한·미·일 훈련 → 북 미사일 발사 → 미 항모 한반도 재진입 → 북 미사일 발사 → 한·미·일 훈련 등으로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 간 작은 충돌이 큰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위기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6시1분께부터 6시23분께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첫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50여㎞, 고도는 80여㎞, 속도는 약 마하 5(음속 5배)로, 두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800여㎞, 고도는 60여㎞, 속도는 약 마하 6(음속 6배)으로 탐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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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미국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동해로 다시 출동한 것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하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새벽 공보문을 통해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강습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과 일부 추종국가들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 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행동조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 간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더 강한’ 군사행동의 명분 쌓기이자 미국 등을 향한 ‘외교적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12일 사이 6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앞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거나 7차 핵실험 같은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북한 전투기 8대, 폭격기 4대가 우리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밑으로 편대비행을 실시해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F-15K 전투기 등 30여대가 압도적인 전력으로 즉각 대응했다”며 “북한의 이번 편대비행은 이례적으로, 공대지 사격 훈련을 병행해 실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특별감시선’은 속도가 빠른 북한 전투기가 몇분 안에 수도권 상공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휴전선 수십㎞ 이북 북한 상공에 우리 군이 임의로 그은 선이다. 북한이 이를 넘어오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한국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한다. 이날 북한군은 약 1시간에 걸쳐 황해도 곡산 일대에서 황주 방향으로 시위성 편대비행을 했다고 한다. 북한군이 시위성 편대비행을 벌인 것은 최근 1년여간 없었던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한·미·일 연합훈련 등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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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30일 동해에서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을 마치고 떠났던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은 지난 4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자 동해로 돌아와 이날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에 참가했다. 이 훈련에는 한국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7600t급), 로널드 레이건함, 미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함(6900t급),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조카이함(7500t급)이 참가했다. 이날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상정하고 표적정보 공유를 통해 탐지·추적·요격 절차에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벌였다.

한·미는 북한의 추가 군사행동을 멈추게 할 뾰족한 수를 못 찾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동맹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강력한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합동참모본부(합참) 국정감사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번에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을 하고 미사일 방어 훈련까지 하는 것은 한·미·일 동맹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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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반도 긴장이 극에 달했다가 이듬해 대화 분위기로 넘어갔던 때와 달리, 지금은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심해지면서 한반도 상황이 돌파구를 찾기 더욱 어려워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일(현지시각)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는 ‘안보리 차원 단호한 대응’을 주장하는 미국 등과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맞선 중국·러시아 사이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김성한 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안보실은 보도자료에서 “상임위원들은 이번 도발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감행된 점에 주목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도전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