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일본이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장애가 됐다는 것과 미국이 한일 갈등에 대한 관여에도 응하지 않은 정황을 소상히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수십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했던 우리를 안보상의 이유를 핑계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종 2차장은 2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일본은 (그동안) 우리의 평화프로세스 구축 과정에서 도움보다는 장애를 조성했다. 일본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반대했으며,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제재·압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의 전시대피 연습을 주장하는 등 긴장을 조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가 한반도 평화 조성에 일본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청와대의 격앙된 분위기를 보여준 셈이다. 김현종 2차장은 “일본이 지향하는 평화와 번영의 보통국가의 모습이 무엇인지 우리는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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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일본이 미국의 중재를 거부한 것도 소상히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달 29일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는데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일시적으로 현 상황을 동결하고 그 기간에 양쪽이 외교적 합의를 도출해서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일본 쪽에도 같은 날 동일한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우리는 미국 쪽의 제안을 기초로 30일 오후 양국간 고위급 협의를 제안했지만 몇시간 뒤 일본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관여하는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경제적인 이유인지, 정치적인 이유인지, 둘 다 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을 감안했을때 과연 미국이 일본을 설득했을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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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총리의 기습적인 수출규제가 커가는 한국 경제를 견제하고 싶은 것인지, 한반도 평화 협상과정에 끼워달라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1965년 대일청구권협정 뒤 이어지고 있는 한미일 공조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을 요구하는 것인지 여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 셈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