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 이후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폭언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침묵을 이어갔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더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미국을 향해서도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동맹”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역시 현재의 사태에 대해 우리와 같은 기조로 냉정하고 책임있게 대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악의 경우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에도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외엔 문재인 정부에서 의미 있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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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작심한 듯 한반도 주변 정세 악화에 대한 입장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다. 대한민국의 국익은 평화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말한 뒤 “한반도의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 평화와 협상이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약속드린다. 위기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유사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마무리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