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에 도착해 3박4일의 방미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주요 열쇳말로 ‘한-미 동맹’ ‘대북 공조’ ‘뉴 프런티어(새로운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주요 외교 일정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과시하며 그동안 ‘중국에 치우쳤다’는 우려를 불식하는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전 워싱턴 디시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공원’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나섰다. 기념비 제막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행사에는 존 맥휴 미 육군성 장관, 존 틸럴리 8대 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현 연합사령관, 한국전 참전용사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아버지의 그림자’를 밟고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더드 우주센터를 방문해 우주인 환영메시지를 듣고 위성로봇을 시연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50년 전인 1965년 미국 국빈 방문 때 케이프커내버럴에 위치한 항공우주국의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5월 방미에 이어 이번에도 ‘블레어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백악관 국빈 전용 숙소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도 1965년 미국을 공식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묵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방문 때 블레어하우스에서 부모의 방명록 사인을 발견해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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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14일 저녁 한국과 미국의 주요 인사 700여명이 참여한 ‘한-미 우호의 밤’을 주재하며 양국의 친밀함을 강조하고, 워싱턴 정가에 퍼져 있는 ‘중국 경사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데 공을 들일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미국 외교가의 ‘큰손’들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을 비롯해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과 로즈 고터멀러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 등이 참석한다. 또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헤리티지재단 쪽 인사들도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한국전 참전용사 100여명을 포함해 미국 쪽 인사만 45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청와대 쪽은 “한국과 미국의 굳건한 동맹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앤드루 공군기지 입국장에는 피터 셀프리지 의전장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나와 박 대통령을 맞았다.

워싱턴/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