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직권상정 없음’을 정리한 국회에 대해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4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정말 답답한 심정”이라며 “주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위기 극복에 큰 장애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태도를 두고 “정부와 여당이 선거로 집권하고 다수당이 된 만큼, 이견이 있다면 다수결로 일단 처리하고 다음 선거에서 책임을 묻는 게 바람직하다”며 “원천봉쇄로 나온다면 국정이 소수당에 의해 늘 좌우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야가 끝까지 토론하고 대화하고 합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무작정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형오 국회의장의 유화적 국회운영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가 그동안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공식적으론 국회 상황과 거리를 두어온 점을 고려하면, 그의 발언은 청와대의 불만이 심상찮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근 사석에서 “국회의장이 정치적으로 다른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 “의장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김 의장을 자주 비난한다. 지난 주말 국회사무처의 국회 중앙홀 농성 해산 시도를 두고, 한 청와대 관계자는 “강제해산에 나설 때가 아닌데도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부담은 청와대에 떠안겼다. 국회의장이 마치 ‘이봐라, 해산이 불가능하지 않으냐’고 청와대를 향해 쇼를 하는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최고위원·중진회의에서 당의 흐름과 다른 목소리를 낸 박근혜 전 대표를 두고서도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니까 딴소리를 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