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5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3당에서 발의한 삼성 특검법안에 대한 재검토 요청이 `거부권 행사 시사'로 해석되자 "거부권 행사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검법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 대상에 대해 재검토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문제제기는 합리적인 것"이라며 "국회 논의과정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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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삼성 특검법안의 수사대상이 너무 광범위한 데다 특검 취지에 맞지 않은 내용이 적지않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이지 거부권 행사로 논리가 비약될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재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는 점에서 쉽지만은 않은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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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 특검법안이 수사 주체인 검찰 고위간부들이 `삼성 관리대상'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신뢰 확보 차원에서 발의된 것으로 법안의 취지가 상당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전날 특검법안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부분도 법안 자체가 아니라 수사대상과 시기 등에 대한 방법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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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청와대가 특검법안 재검토를 촉구하며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킨다면 검찰 수사권의 무력화는 물론 특검 권한의 남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국가의 기본적인 국법 질서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의 태도는 일단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이 3당 법안과는 별도의 특검법안을 제출한데다, 각각의 특검법안들이 반(反) 부패 여론의 확산에 따라 급조돼 법리적으로도 문제점이 없지 않아 국회 논의과정에서 법안의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와대가 "우리의 재검토 요구는 여야 정치권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요구"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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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에 대해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지난 2003년 7월 `현대비자금 150억원 포함' 대북송금 새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고, 그해 11월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반면 취임 직후인 그해 3월 대북송금 특검법과 지난 2005년 유전 특검법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에는 당시 특검법 제정을 주도한 야당에 맞서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촉구했었던데 반해 현재의 `삼성 비자금 특검법'은 범여권이 제정을 주도하고 있어 이번의 경우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치적 부담은 훨씬 크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의 특검법 재검토 요구는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안 수정을 요구하는 강력한 압박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청와대의 초점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 불가피한 특검법 자체보다도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이번 기회에 통과시키는 여론 확산에 주력하겠다는 쪽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치적 논란과 시비들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고, 진실 규명에 실패했던 과거 대다수 특검들의 경험칙을 들어 공수처 설치를 통한 제도적 해결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보다 관심을 갖는 것은 공수처법의 통과"라며 "우리의 요구는 특검법안의 수사대상 재심의와 함께 공수처법도 재검토해달라는 것이며, 특히 공수처법은 다음 정부에서도 추진하기 힘든 사안인 만큼 임기말인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