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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컴백한 박기영 교수 “맞을만큼 맞지 않았나”

등록 :2006-12-29 18:24수정 :2007-01-02 11:33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 <한겨레> 자료사진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 <한겨레> 자료사진
“황우석 사태 정부 쪽 책임진 것일 뿐”
청와대도 “도덕적 문제 없다고 판단”
노대통령, ‘신뢰’ 강조한 자리서 ‘황금박쥐 박기영 재임명’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순천대 교수)이 28일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으로 위촉됐다. 새로 위촉된 50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이다. 박 전 보좌관은 지난 1월 ‘황우석 파문’ 때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논문조작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무능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좌관직을 내놓았다. 황 전 교수팀의 2004년 논문의 공동저자로 이름이 올라 있는 것도 서울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그 ‘박기영 교수’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가의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았다. 언론들은 “‘노의 사람, 노의 곁으로’라는 불패 신화가 이어져 논란이 뜨겁다”거나 “막가는 ‘회전문 인사’”라며 박 전 보좌관의 ‘컴백’ 논란을 전했다.

이를 두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박 전 보좌관이 정책기획위원을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도덕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도덕적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잣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박 전 보좌관이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과제를 위탁받아 정부지원금 2억5천만원을 받고도 연구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는 논란은 검찰 조사를 통해 ‘형식적’ 면죄부를 받았다. 그러나 황 전 교수팀의 논문에 기여없이 ‘무임승차’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김상종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한겨레> 칼럼 ‘아침햇발’(2006년 4월15일)에서 “황우석 전 교수의 논문에 무임승차하면서 연구비를 몰아주어 공직자의 신종 향응 유형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의 해명대로라면 이 정도 ‘도덕적 문제’는 심각하지 않고, 정책기획위원 자격에 흠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박 전 보좌관은 지난해 1월 황 전 교수로부터 줄기세포 오염사고에 대해 전해듣고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연구원 난자 기증의혹이 드러났을 때도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했다. 박 전 보좌관이 ‘의도적으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줄기세포 논문 조작’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는 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박 전 보좌관을 비롯한 새 정책기획위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의 다음 과제는 자율적이고 창조적이며 상호 헌신과 관용에 기초한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논문 조작 사건’에 책임있는 인물에게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 자문 역할을 주며 ‘면죄부’를 주는 자리에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인터뷰] 박기영 순천대 교수 “정부쪽 책임 지고 물러났을 뿐…전문성 살려 자문 가능”

논란의 당사자인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박 전 보좌관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선임에 대해 ‘당당’한 입장이었다. 박 전 보좌관은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개인적인 도덕적 문제는 없었고 정부쪽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전문성을 살려 대통령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전 보좌관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황우석 전 교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은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나름대로 해명을 했는데 잘 반영되지 않아서 가능하면 해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글쎄 (매를) 맞을 만큼 맞지 않았나.

-당시 비판을 받았던 점에 대해 아직 해명이 안 된 부분이 있다. 2004년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이 등재된 것을 두고 서울대조사위원회에서는 연구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논문 공저자로 올라간 건 사실이다. 연구윤리에 대해 조언을 했다. 주체적으로 실험방법에 있어 줄기세포 연구에 연관되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조언을 했기 때문에 공동으로 한 것으로 본다. (나는 서울대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조언을 한 부분이)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보고 (공동저자 등재) 제안을 받아들였다.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를 받고도 연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해명이 됐는데….

=연구를 1년 정도 하고 정부에 들어가면서 계속 할 수 없게 됐다. 다른 분에게 연구를 인계했는데 그 분이 연구는 완성하고 보고서를 제본 형태로 제출하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해명은 개인적인 도덕적 문제는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물러날 때 과학적으로 큰 사태가 벌어졌으니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정부쪽 책임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해 책임을 진 것이다.

-이번에 정책기획위원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런 논란을 무릅쓰고 굳이 맡을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많다.

=전문성을 살려서 자문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당시에 해명을 안 한 이유는 우리 과학계가 충격이 컸기 때문에 제 자신을 위해 억울하다고 하는 것도 적합치 않아서다.

-당시 정부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했는데 그 ‘책임’의 유효기간이 1년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건가.

=그 문제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답하기가 그렇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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