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강은미 원내대표의 사과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강은미 원내대표의 사과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김종철 전 대표가 당 소속 국회의원을 성추행해 직위 해제된 것과 관련해 “정의당도 다르지 않다는 비판에 어떤 변명도 필요 없다”며 “몸부림의 시기에 오는 어떠한 비판과 비난도 피할 수 없다. 부단히 혼나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정의당 성추행 사건 등과 관련해 “성 평등 수칙을 만들고, 해마다 (성인지) 교육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며 “그저 피해자가 남긴 마지막 기대, (그리고) 가해자가 당 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 대표이기에 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지키는 것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울타리는 나름대로 안전하다고 느꼈는데 모두 착각이었다”며 “비판이 얼마큼이든 받아야 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4월 보궐선거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거 관련 질문이 있을 것 같았지만 어떤 말도 준비할 수 없었다”며 “무슨 염치로 지금 선거 전망을 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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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판 논평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류 의원은 “국민의힘은 ‘인권과 진보를 외쳐온 그들의 민낯과 이중성이 국민을 더 화나게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 말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정의당에 대한 지적을 비틀어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은 상당히 민망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류 의원은 “민주당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평했다. 그 말도 옳다”며 “할 말이 많지만, 절대 않겠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충고는 분명히 받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류 의원은 이날부터 장혜영 의원의 후임으로 당의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동시에 맡게 됐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장 의원이 지난번 공수처 개정안 투표에서 당론과 다른 투표를 한 것에 책임지는 차원으로 사임 표시를 지난해 12월부터 했다”며 “이 (성추행) 문제와 관련한 사임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