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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10년 묵은 ‘이해충돌방지법’, 왜 번번이 국회 통과 못했나

등록 :2020-11-03 18:48수정 :2020-11-04 02:32

“법 적용 범위 넓어 업무 마비된다” 주장
의원들, 김영란법서 쏙 빼 ‘제 논 물대기’
박덕흠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묵은 법안’은 이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2011년 6월 국무회의에서 처음 입법 필요성이 논의된 이해충돌방지법은 ‘자매법’으로 불리는 2015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제정 이후로도 제대로 된 법 개정 논의 없이 논란만 반복되고 있다.

애초 2013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부정청탁금지법의 원형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법안’이다.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모두 포괄하는 내용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법무부, 감사원 등 8개 정부기관의 의견을 취합한 뒤, 경실련·흥사단 등 시민단체들과 수차례 토론회 등을 거쳐 해당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2015년 1월 국회 정무위원회는 원안 가운데 이해충돌방지는 쏙 빼고 부정청탁금지법만 대안 입법으로 통과시켰다. 같은 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의 원형이다. 당시 핵심 쟁점이었던 부정청탁 수수자의 처벌 범위와 언론인·교사 등 법 적용 대상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이해충돌방지 관련 조항들은 뒤로 미뤄놨던 것이다.

당시 국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여야는 한두차례 논의 뒤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중단했다. 적용 범위가 너무 넓고 포괄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조항이 ‘제척 및 회피 제도’였다. 이해충돌이 예상될 경우 해당 직무를 회피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두면 국회의원, 중앙부처 공무원 등의 포괄적 업무 수행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의견이 득세했다. 결국 2015년 7월21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좀 더 심사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김용태 당시 새누리당 정무위 법안소위원장의 발언을 끝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은 입법 무대에서 사라졌다. 물론 20대 국회 이후로도 이해충돌방지법을 완성하려는 법안 발의는 이어졌다. 20대 국회 들어 부정청탁금지법에 이해충돌방지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법 개정안이 3건 발의됐고, 이해충돌방지법을 별도로 제정하는 제정안도 발의됐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박덕흠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자성을 계기로, 21대 국회에서만큼은 지난 10년 동안 묵혀놨던 이해충돌방지법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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