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금강산관광지구에 연대급 부대 배치 등 북한이 발표한 4가지 군사계획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정부가 내다봤다.

18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현재로선 북한이 예고한 4가지 도발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대해 철저한 대응을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전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업지구 연대급 부대·화력구분대 배치 △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재진출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 급수를 1호로 격상 △대남전단 살포 보장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정 장관은 “민경초소에서 일부 움직임이 보인다”고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민경초소는 비무장지대 안에 설치된 북한군 초소로, 우리 군의 지피(GP·감시초소)에 해당한다. 현재 비무장지대 초소는 우리 군이 50여곳, 북한군이 150여곳 운용하고 있다.

이날 자문회의에는 정부 쪽에서 정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통일부에선 전날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장관 대신 서호 차관이 나왔다. 서 차관은 “지금 사태는 (대북전단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인 게 아니라 치밀하게 준비된 일련의 조치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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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은 한미워킹그룹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이 ‘우리가 미국에 너무 끌려다니는 거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를 하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그런 비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미국과 면밀히 잘 협의하고, 협상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강 장관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날 예정”이라며 “비건과 여러차례 협의를 해왔고, 조만간 만나서 한-미 간 문제를 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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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본부장은 이날 낮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외교부는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현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미의 핵심 목표는 ‘상황 악화 방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추가로 군사 조처를 행동에 옮기면서 긴장이 격화되자, 한반도 정세가 2017년과 같은 남북 간, 북-미 간 강대강 국면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전격적으로 방미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제재하는 기존의 행정명령들을 1년 더 연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와 그 뒤 확대돼온 5건 등 모두 6건의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의회에 통보하고 연방관보에 게재한 것이다. 이 같은 연장은 첫 행정명령 13466호가 발동된 2008년 6월26일 이후 매해 6월 하순마다 이뤄져왔다.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추가 연장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영지 노지원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