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득표율 41%가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국정 지지도가 그 아래로 떨어지면 당-청 관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조국 대란’의 여파가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집권 여당이 동요하고 있다. 19일 만난 수도권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 지지도 하락세가 계속되면 당-청 불화가 표면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직전까지도 ‘레임덕을 막으려면 조국을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던 그는 싸늘해진 지역구 민심을 체감한 뒤 “우리 판단이 옳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 없어 했다. 그는 “조 장관에게 불리한 보도가 잇따르니 당원들도 ‘뭔가 심상찮다. 이러다 훅 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토로한다. 일반 유권자들은 ‘박근혜와 다른 게 뭐냐’고 문재인 대통령을 욕한다”고 했다.

의원들이 전하는 바닥 민심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흐름과도 일치한다. 리얼미터는 이날 <교통방송>(TBS)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유권자 20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취임 뒤 최저치인 43.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정평가 역시 지난주에 견줘 3.0%포인트 오른 53.0%를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령별로는 20~5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호남, 충청권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스윙보터’인 중도층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4.3%포인트까지 좁혀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런 양상은 지난 17일 발표된 <문화방송>(MBC) 여론조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국갤럽 조사도 조 장관 딸의 장학금 및 논문 제1저자 문제가 불거진 8월 4주차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줄곧 부정평가가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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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의 동요는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의원회관이나 본청에서 친한 의원들과 만나면 ‘그쪽 민심은 좀 어떻냐’고 묻는데, 다들 고개를 가로젓는다. 호남 빼고는 다 위험하다. 총선에서 100석도 못 건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출신 지역인 부산·경남(PK) 역시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비판 의견이 좀 더 많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고 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이 지역 사정에 밝은 고위 당직자는 “여론조사 수치보다 현장 분위기는 더 나쁘다. 이러다 20대 총선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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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과 친민주당계 명망가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한 수도권 의원은 “문 대통령 팬클럽이 ‘조국 사수’를 외치고 유시민·김어준 등 우리 진영 명망가들과 당내 주요 인사들까지 합세하면서 ‘회군’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푸념했다. 그는 “상황을 방치하면 이 흐름이 총선까지 간다. 아무리 혁신공천을 하고 물갈이 폭을 넓혀도 한번 돌아선 유권자들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나서 ‘조국 변수’를 해소하거나, 구체적인 개혁 성과를 조기에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조 장관을 이대로 안고 가다가) 검찰 수사에서 추가로 뭔가 나올 경우 문 대통령 지지율은 35% 아래로 내려간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결정을 보면서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권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의심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이관후 연구위원(정치학)은 “임명을 강행했기 때문에 최소한 연말까지는 민생·사법·정치 분야의 개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김원철 김규남 서영지 장나래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