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창당대회가 진행된 지난해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바른정당 창당대회가 진행된 지난해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2018년 1월15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복당계를 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고사 직전의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기 위해 또 한번의 정치적 선택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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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년 전 탄핵에 찬성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바른정당은 스스로 기회를 놓쳤고 저 또한 실패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바른정당을 통한 보수혁신에 실패했음을 시인한 뒤 “유능하고 사랑받는 보수를 재건하는데 헌신하겠다. 그리고 당당하게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해 민심의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3일엔 소설 <삼국지>의 내용을 빌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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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유승민 의원께 묻고자 합니다. 반성조차 하지 않고 정치생명 연장만을 목표로 하는 친박이 주류인 구조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인적청산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그것을 정녕 모릅니까? 유 의원은 과연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까? 진심어린 답변을 기다립니다.” (2016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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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지사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가장 먼저 탈당을 외친 ‘탈당파’였다. 그는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면서 신당 창당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남 지사를 기억하는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5일 당 회의에서 “(새누리당을) 가장 먼저 탈당해서 가장 먼저 자강을 외친 사람이다. 가장 쎄게 보수 단일화에 반대한 사람이다. 그런 분이 보수대통합 기치를 내걸고 또 다시 자기 우물에 침을 뱉고 옛 둥지로 돌아갔다”며 “‘조조’의 ‘조’자가 새 조(鳥)라는 걸 안다. 철새가 두 번 이동했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3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토론을 시작하며 손을 번쩍 들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3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토론을 시작하며 손을 번쩍 들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와 단일화 할거면 왜 탈당했나” (2017년 2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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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에 뛰어들었던 남 지사는 ‘새누리당’과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웠다. 그는 지난해 2월3일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주자도 단일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 데 대해 “그럴 거면 왜 우리가 탈당했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당시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댄 버튼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접견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을 만든 초심으로 돌아가보면 우리가 추방하려 했던 낡은 정치가 아닐까 걱정된다”며 “저는 오히려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는 대연정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국정농단 세력인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원칙에 안 맞는다”며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탈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탈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의 가능성이 조금 더 열렸다” (2017년 12월14일)

남 지사는 인구 1250만명이 거주하는 경기도의 수장이지만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가하는 동안 1∼3%라는 저조한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선 이후 경기지사 재도전 의사를 밝힌 남 지사는 ‘국민의당과는 통합해도 새누리당과의 통합은 안된다’던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2월14일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자유한국당이 개혁적 변화를 위해서 하나하나 노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의 가능성은 조금 더 열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마땅한 경기지사 후보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남 지사가 다시 자유한국당 행을 택했다. 6·13 지방선거에서는 남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1대1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그가 ‘철새 정치인’이라는 낙인을 무릅쓰고 자유한국당행을 택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