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후보 등과 함께 전 가게에 들러 상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도의원 후보 등과 함께 전 가게에 들러 상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누리당은 4·11 총선 전략의 큰 줄기로 ‘과거와의 단절’, 그리고 ‘변화와 쇄신’을 강조한다. 여론조사 조작에 따른 후보단일화 난맥상에 휩싸인 야권과 비교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야권이 제기하는 ‘이명박근혜 정권 심판론’에는 “자기 잘못도 바로잡지 못하는 야당, 말 바꾸는 야당은 그럴 자격 없다”는 ‘야당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2일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강조하며 과거와는 다른 쪽으로 정강·정책을 대폭 수정하고, 공천 과정에서도 문제 인물이 발견되는 즉시 시정하는 등 변화와 쇄신에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 펼침막에도 ‘변화’를 강조하는 문구를 내걸었다. 진보 쪽의 구호인 ‘변화’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 핵심 당직자는 “야권에 대해서는 ‘혼란’, ‘불안’한 정치 세력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새누리당은 ‘미래’를 바라보고 가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야당심판론’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한-미 에프티에이(FTA) 폐기를 주장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자기들의 과거를 부정하고 약속을 뒤집는 세력에게 국민의 삶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야권의 잇따른 ‘사고’들이 정권 심판론의 위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권은 최근의 자충수 때문에 정권 심판론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야권 난맥상을 두고 “어쩌면 우리가 꼭 필요할 때마다 야권이 적시타를 쳐주는지… 정말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고마울 따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엠비 때리기’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인위적인 차별화에 부정적이라는 게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